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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레마누 Apr 18. 2024

루틴 만들기 2

도서 인플루언서를 목표로 도서 포스팅을 시작했다.  서평단활동의 기회를 놓치치 않고 신청했다. 서평단의 장점은 평소 읽을 생각을 하지 않았던 책들을 만날 수 있다는 것이다. 책이 온다. 읽고 한 달 안에 서평을 올린다. 처음에는 공짜로 책이 오는 재미에 열심히 읽고 썼다. 한 달에 열 권정도의 서평책이 도착했다. 점점 지쳐갔다. 다양한 책을 읽을 수 있다는 건 좋았지만, 한 장을 넘기기가 곤란한 책도 있었다. 사명감으로 읽었다.


성공한 사람의 이야기는 확실한 동기부여이고, 따라 하는 것으로 삶을 변화시키고 싶었다. 그런 의미에서 자기 계발서는 당근과 채찍이 명확했다. 따라 하면 성공할 것이요. 따라오지 못하는 자는 뒤처진다.


새벽기상, 매일 감사일기 쓰기, 자투리시간 이용하기, 나만의 루틴 만들기, 인간관계를 위해 노력할 점 등 오래전부터 내려왔던 사람 사는 이야기들이 각자의 방식으로 펼쳐졌다. 서른 권의 자기 계발서를 읽고 난 후 나는 더 이상 따라 할 것이 아니라 내가 만들기로 작정했다.


내가 정말 원하는 것이 무엇인가를 생각했다. 나는 나를 찾고 싶었다. 내가 뭘 좋아하고 뭘 잘하는지, 어떤 생각을 하고 어떨 때 분노하는지 알고 싶었다. 중학교 도덕책에 나온 '나는 누구인가'의 질문에 아직도 답을 하지 못했다. 내가 궁금한 건 나를 찾는 방법이었고, 추구하는 건 진정한 내가 원하는 삶을 사는 것이었다.


글을 쓰며 내 안의 나를 만나기 시작했다.


새벽에 일어난다. 대개 4시에서 5시 사이인데 시간은 약간의 오차가 있다. 일어나기 전에 5분 정도 스트레칭을 하며 마음보다 늦은 몸을 깨운다. 몸까지 깨어나면 가볍게 일어나 부엌으로 간다. 약간 따뜻한 물을 한잔 마신다. 화장실에 갔다가 컴퓨터방으로 들어간다.


스탠드를 켜고 노트북을 연다. 두 손을 깍지 끼고 앞으로 힘껏  내민다. 고개를 양 옆으로 돌린다. 뿌드득 소리가 난다. 잠깐의 스트레칭을 마치고, 오늘 써야 할 글을 쓴다.


글이 나오지 않을 때는 법요집을 펴서 '보왕삼매론, 마음 다스리는 글, 일상발원문, 행복한 가정을 위한 발원문'을 소리 내어 읽는다. 예전에는 법요집 낭송을 먼저 했는데, 요즘은 그날의 기분에 따라 순서를 바꾼다.


가끔 밖에서 오토바이소리가 들린다. 핸드폰으로 트로트를 들으며 운동가는 동네 어르신들의 발걸음소리와 점점 밝아져 가는 유리창밖 세상을 느끼며 글을 쓰는 순간을 사랑한다. 오롯이 나를 만날 수 있는 시간이다.


어제 생각했던 글들이 술술 나오면 기분이 좋다. 책상 앞에 붙여 놓은 포스잇의 소재들을 찬찬히 읽으며 어떻게 글을 엮을지 생각하는 순간이 진지하게 흘러간다. 이때만큼은 이런 글을 써도 되나? 하는 걱정은 접어둔다. 일단 쓴다. 쓰고 나서 지울지 인정 살아있는 생각을 글로 잡아내는 것이 중요하다.



이것도 루틴이 될까? 이른 새벽에 한 시간 정도 글쓰기. 스트레칭, 따뜻한 물 이런 것들이 모여 나를 만들고 있다. 책을 읽으며 시야를 넓히고, 글을 쓰며 깊이 파고들어 간다. 생각에 집중하다 보면 자잘한 고민거리들이 사라지고, 세상일은 좀 더 단순해진다. 글을 쓰기 위한 루틴이 나를 만들어가고 있었다.



생각을 조심해라 말이 된다.
말을 조심해라 행동이 된다.
행동을 조심해라 습관이 된다.
습관을 조심해라 성격이 된다.
성격을 조심해라. 운명이 된다.

-영국 대처 수상의 아버지가 딸인 대처수상에게 해 주었다는 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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