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y 김지숙 작가의 집



‘응’이라는 말이 참 좋다

응응

응애

응아

응가

귀여운 아기 얼굴이 떠오른다


응강

응디

응에

응이

응에

낯선 얼굴도 친근하다


‘응’이란 말에는

달맞이꽃 향이 나고

어린 숨소리가 들린다



어느 순간부터인지 우리말이 갖는 의성어 의태어에 관심을 갖게 되었다 앞에서 읽어도 뒤에서 읽어도 거꾸로 읽거나 뒤집어도 같은 말에 흥미를 느꼈다

어느 날 전철을 탔는데, 맞은편에 앉아 할머니와 함께 나들이 가는 애기들을 바라보았다. 말마다 또박또박 앞다투어 서로 애기들이 '응'이라고 대답하는 소리를 들으면서 이 소리가 어떤 음악보다 더 맑고 귀엽고 예쁜 소리로 들렸다.

그리고는 나도 입속으로 '응'이라는 말을 나도 해 봤다 격이 없이 가까운 사람에게 쉽게 할 수 있는 말 '응' 은 그만큼 친근한 사이에서만 가능하고 높낮이에 따라 '응'이라는 말 한마디로 의사를 자유자재로 표현하기도 한다

말도 할 줄 모르는 아기조차도 '응'을 통해 많은 의사전달을 한다 그도 저도 안되면 그냥 '응애'하고 울어버리면 다 알아서 이리저리 비위를 맞춰가며 알아서 처리해 준다

'응'이라는 말은 따뜻한 사람과의 사이에 흐르는 봄 햇살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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