99. “형식주의를 대신해 사보타주.”
작가는 다축 방적기와 같은 기술의 집약체들이 사실은 그저 ‘때가 되었기 때문에’ 나왔을 뿐이라고 공청회에서 말한다. 이는 수학이 발명일까 발견일까에 대한 나의 생각과 통하는 부분이었다. 생각의 반자동성과 어떠한 방향성. 나는 학자보다 작가가 인간으로서 보다 많은 자유도를 누리고 활용한다고 생각한다.
묘사가 정말 중요하단 사실을 느끼게 되었다. 그가 묘사하는 인물들은 머릿속에 잘 유지하지 못했지만 장면과 배경은 꽤 생생하게 남았다. 규정 제일주의의 언어는 제법 어렵고 그럴 듯 했는데(ex. 위상 아크, 각우주, 채찍질 등) 인터넷도 보급돼있지 않았을 1966년에 어떻게 자료조사를 해서 팬시하고 매끈한 세계를 구축해냈을지 가늠이 안 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