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브런치북 관자재 2 16화

은근한 단맛, 담미淡味

제주 한의사의 한의학 이야기


지난 글에선 건강을 위한 핵심 3가지를 말씀드렸습니다. 첫째, 야식을 금한다. 둘째, 간식을 줄인다. 셋째, 음료는 생수만 마신다. 이상 3가지 중에서 첫째와 둘째는 식사 방법에 관한 내용인데요. 사람들은 무엇(What)을 먹는지, 음식 내용에만 관심 가져서 어떻게(How) 먹는지, 그 방법엔 소홀합니다. 그런데 건강을 위한 식사에선 무엇 이상으로 어떻게가 중요합니다. 지난 글에서 제가 강조한 핵심 3가지 중에서 2가지가 어떻게의 내용이지요.


이번 글에서도 어떻게에 대한 이야기를 더 하고자 합니다. 어떤 방법의 식사가 좋은지 말씀드리려는 것이죠. 관련해서 한가지 질문을 던집니다. 한끼 식사에 어느 정도의 시간이 걸리나요? 20분을 넘지 않는 분이 계신가요? 그렇다면 이번 글에 주목하세요. 20분 넘도록 천천히 식사해야 건강해지기 때문입니다. 이 질문을 던지는 저 자신도 10~15분만에 후다닥 식사하는데요. 급한 성격에 따른 습관을 고치기 위해 항상 식사 때마다 천천히 먹으려고 노력합니다.


천천히 식사할수록 건강에 좋은 이유는 음식을 오래 씹기 때문입니다. 치아로 씹는 것은 음식물을 물리적으로 분쇄하는 목적에 국한되지 않습니다. 분쇄를 통해서 침이 음식물과 잘 섞이도록 하는데 침에는 탄수화물을 소화시키는 효소가 있으니 탄수화물을 주식으로 삼는 우리에게 씹는 행위는 매우 중요합니다. 밥을 천천히 씹다 보면 은근하게 단맛이 느껴지는데요. 한의학에선 이를 담미淡味라고 합니다.


담미가 싱거워 심심한 맛으로 표현되지만 담미는 곡물을 천천히 씹을 때에 느껴지는, 은근한 단맛으로 건강한 맛이지요. 그러므로 밥에서 이러한 담미가 느껴질 정도로 천천히 씹어야 합니다. 이렇게 씹으면 식사 시간이 자연스레 길어지죠. 정신적, 육체적으로 피로하여 몸에 포도당이 요구되면 단맛을 찾게 되는데 이런 경우 설탕처럼 강한 감미甘味보다 은근한 단맛인 담미가 좋습니다. 밥 한술 입에 넣고 오물오물 천천히 씹어 보세요. 밥에서 단미가 느껴지면 피로가 해소됩니다.


현대의 뇌과학에선 씹는 행위를 주목합니다. 음식 씹을 때에 뇌로 가는 혈류량이 많아져서 뇌가 활발해지거든요. 치매 환자가 갈수록 많아지는 현실에서 시사하는 바가 있습니다. 이처럼 씹는 행위로 뇌를 자극하려면 최소 20분 이상은 씹어야 한다니 천천히 먹는, 느린 식사는 뇌건강에도 중요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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