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분: 안개(foggy)
처음 유방암이 의심되는 멍울이 만져져 동네 수원 G유방외과에서 유방 촬영, 초음파, 조직검사를 하고
이후 천안 S대학병원으로 옮겨 추가 검사를 하러 한 달 동안 3번을 갔다.
암 환자로 판정될 경우, 건강보험공단 산정특례자로 등록되어 고가의 기계로 각종 검사를 해도
본인부담금은 5%로 두 병원 합쳐서 내가 실제로 낸 금액은 30만원 정도였다.
엄마는 3달을 기다려 서울에 있는 S대학병원에서 유방암 수술을 했지만
나는 지방에 있는 병원이라 검사결과가 나오면 그리 오래 지나지 않아 수술 할 거라고 말씀하셨다.
엄마는 오른쪽 유방을 부분절제 하셨는데 300만원 정도 들었다고 하셨다.
엄마가 수술한 8년 전에 비해 물가가 올랐듯이 수술비용도 껑충 뛰었을 거라 생각했다.
그래서 유방암 환우모임 카페에 들어가 ‘유방암 수술 비용’ 을 알아보니 내가 부분절제를 할 지 모두 도려내는 전절제를 할 지 모르겠지만
적게는 500만원에서 많게는 1,000만원 사이의 비용이 들겠구나 라는 정보를 얻었다.
유방암을 진단 받게 되면 검사부터 수술 그리고 사후 관리를 위해 병원을 다녀오는 통원과 입원까지 보험약관에 따라 다르지만 내가 가입해 놓은 K보험은 내 통장으로 100% 들어온다.
다만 내가 먼저 병원비를 지불하고 K보험사에 증빙자료를 제출하면 심사 완료 후, 통상 3일 안에 지급 되는 절차이다.
그렇다보니 현재 나의 카드 한도는 월 500만원으로 한도상향이 필요한 시점이었다.
아프기 전에는 계절이 바뀌고 옷 한, 두벌 살 때가 되면 지출이 조금 뛸 뿐, 매 달 지출이 비슷한 나는 월500만원 까지도 필요 없었다.
최소 월 한도 금액이 500만원이어서 그렇게 해 놓았었다.
S카드사 앱을 열어 카드한도를 월 500만원에서 1,000만원 까지 올렸다.
1,000만원 까지는 간편인증을 통해 쉽게 올릴 수 있었다. 3초컷 이었다.
수술비가 최대 1,000만원이 든다고 하니 한도를 여유 있게 1,500만원 까지 올리고 싶었다.
그러기 위해선 소득을 증빙해야 하는데 현재 백수이기에 1,000만원이 최대였다.
가끔씩 S카드사에서 <고객님은 카드 사용 한도를 상향 할 수 있습니다.> 라고 문자가 오면 ‘그 정도로 쓸 돈도 없고 쓰지도 않는데...’ 라며 문자를 다 읽지도 않고 닫았었다.
유방암 수술을 앞두고 한 번에 큰 돈 나갈 일이 생기니 평생 없을 줄 알았던 카드 금액 한도 상향이라는 걸 했다.
그런데 카드 한도를 올리고 나니 S카드사에서는 문자 하나 없다.
그렇게 원하시던 카드 사용 금액을 올렸다구욧!
카드 한도 상향에 성공했지만 마냥 좋아할만한 상황은 아니었다.
결국 이 돈은 빚을 내서 먼저 썼을 뿐 25일이 되면 빛의 속도로 내 통장에서 빠져나갈 거다.
매달 꼬박꼬박 들어오는 월급도 없으니 예·적금으로 묶어 두었던 돈을 깨야 되는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