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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샤인쌤 Dec 02. 2024

이제 우리 고객들은 어떡하지?

우리는 오프라인 홍보는 하지 않았다. 매장의 앞에도 간판만 걸어두었지 제작 관련한 현수막이나 배너, 혹은 전단지 영업은 하지 않았다. 나 스스로가 고객을 대면해서 상담하는 일련의 과정을 좋아하지 않았기 때문에 애초 시스템을 잡을 때부터 온라인으로 시작했다. 그럼에도 사업자등록과 플레이스 등록이 지역으로 되어 있기 때문에 블로그나 플레이스 업체를 보고 찾아오시는 고객들이 있었지만, 그렇게 오셔도 결국은 온라인 상담채널이나 이메일 접수를 유도했다. 결국 진행은 동일하게 온라인 프로세스를 거쳐 주문을 받았다.


우리의 카카오톡 채널에는 채널 추가 고객만 1300여 명 된다. 모두 자발적으로 추가한 고객들이다. 재주문으로 이어지는 고객은 100여 명 정도만 되는 것 같다. 채널 마케팅을 해야 하지만 아직은 신규 유입되고 재주문 고객들의 업무를 처리하는 데에도 버거워서 더 이상 확장은 못하고 있다. 


직원이 없기 때문에 신규 디자인 작업을 할 여력은 없다. 템플릿으로만 제작하기로 한 지금, 신규 고객님들의 디자인 제작 문의는 정중하게 양해를 구하고 받지 않고 있다. 고객에게는 상황에 대해 솔직하게 말씀드려서 감정이 상하지 않도록 했다. 그리고 템플릿으로 유도를 하지만 기본적으로 우리의 안내 페이지를 읽은 고객들은 [맞춤 디자인 주문제작]을 생각하고 들어오신 터라 진행이 안 되는 확률이 거의 99% 이상이다.(100%라고 해야 맞지만-)


나는 매 고객들마다 너무나도 안타깝고 죄송한 마음으로 안내드리지만 생각 외로 고객들은 쿨했다. 비로소 비즈니스 생태계의 냉정함을 느낀다. 고객들은 내가 아니어도 된다. 굳이 두말하지 않고 상담을 종료하는 고객들을 바라보며 뼈 저리게 느낀다. 허긴, 이해는 충분히 된다. 디자인 업체는 차고 넘치기 때문이다. 그래서 더더욱 그동안 해왔던 객단가 낮은 상품에 많은 시간을 들이는 업무 시스템이 얼마나 형편없는 운영이었는지 더 잘 다가왔다. 그렇게 직원의 마음 또한 조금씩 이해가 되는 듯했다.


재주문 고객님들은 그대로 진행해 드리고, 일부 수정이나 약간의 레이아웃 변경 등은 큰 품이 들지 않기 때문에 해드리고 있다. 그럼에도 조금씩 우리의 기존 시스템을 좋아하던 고객들은 이탈하고 있다. 하지만 사업의 성장통이라고 생각한다. 매출이 떨어지는 것이 눈앞에 보이고, 어떻게 이어온 인연인데 귀한 고객과 멀어지는 게 마음이 아프지만 괜찮다. 더 나은 시스템을 만들 것이고, 그 시스템 속에서 또 다른 고객층과 만나게 될 것이기 때문이다. 


반자동 디자인 시트템을 다 구축하고 나면 상담채널에 있는 우리 고객들께 이벤트를 진행해보려고 한다. 그렇게 새로운 시스템이 활성화될 것을 크게 기대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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