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른이라도 어린이 책이 재밌다

by 캐서린
Blackout


나이가 들고 어른이 되면 두껍고 글자 크기가 작은 책을 읽어야 한다고 의례 생각한다. 하지만 내가 아이를 키우며 아이와 같이 그림책이나 어린이 책을 읽다 보니 아이들이 읽는 책이라고 결코 다 가볍고 유치하지만은 않다는 것이다. 오히려 그 간결한 내용 안에 감탄스러운 삶의 지혜와 슬기가 담겨 있기도 하고, 가끔은 굉장히 철학적이기도 하다.



긴긴밤



나는 어릴 적에 책을 그리 많이 읽지 않았다. 독서가 그리 즐겁지가 않았다. 유치원생일 때나 저학년 일 때 쉬운 책이나 그림책을 그리 본 기억이 없는데, 갑자기 초등학교 중학년 정도에 엄마가 세계 명작 전집 40권 같은 그림이 거의 없는, 딱 봐도 숨 막히고 재미없어 보이는 전집을 사주셨기 때문일지도 모른다. 어릴 때부터 그림책을 충분히 읽고 서서히 글밥을 늘려갔더라면 아마 학창 시절에 독서광이 되었을지도 모르겠다.



그것만 있을 리가 없잖아


그런데 아이를 키우면서 나는 왠지 내가 학생이 되어 다시 공부하고 배우고 성장하는 기분이다. 내가 어릴 때 이렇게 책을 읽었다면 지금의 나는 좀 달라져 있을까? 그때는 해야 해서 했던 공부이거나 숙제 때문에 읽어야 해서 읽었던 책이 팔 할이었다면 지금은 내가 궁금하고 재밌어서 찾아보는 책이 팔 할이다. 스스로의 의지가 있냐 없냐의 차이는 같은 일이라도 그 시간이 스트레스가 되는가 즐거움이 되는가로 달라진다.


열두 달 지하철 여행


아이와 함께 책을 읽다 보면 어린이 책이 어른들 책보다 내용 수준이 낮다는 생각을 그리 해본 적이 없다. 어른인 나도 여전히 모르는 부분이 아이들 책에 있었고, 거기서 새롭게 알게 되는 것들도 많다. 그런 것들이 참 재밌다. 그래서 계속 들여다보게 된다. 그래서 나이 든 사람들도 나이에 구애받지 않고 어떤 책이든 읽어 볼만한 가치가 있는 듯하다.



구름공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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