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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와 우리들의 형용사

어항처럼 투명한 나

by 파도 작가

8인의 작가님들의 형용사를 찾아라! 지난번 숙제의 연장이다. 극강 난이도다. 나 자신도 모르는데 어떻게 타인을 알 수 있을까? 아무튼 숙제는 해야 한다. 그것이 나의 철칙이다. 학창 시절에도 성적과 상관없이 숙제는 열심히 했었다. 결과가 중요한가? 과정이 중요한가? 어른이 된 지금 생각해 보면 과정에 진심이면 결과도 좋았었다. 이런 점에서 이번 숙제도 결과가 좋을 것이다.


나는 나의 MBTI(ISFJ) 특성에 맞게, 그동안 메모해 둔 내용과 기억들을 모아 분석했다. 사실 메모를 했어도 잘 기억나지 않아 머리를 쥐어짜 내야만 했다. 8인의 작가님들의 MBTI분포는 ENFP 3명, INFP 3명, ENFJ 1명, ENTP 1명이었다. 나만 ISFJ 한마디로 좀 ‘이상한 놈’이었다.


이렇게 MBTI 유형별로 작가님들을 찬찬히 살펴보았다. 그동안 수업을 함께하며 느꼈던 말투, 어투, 어감 등을 떠올렸다. 신기하게도, 같은 유형의 MBTI를 가진 작가님들은 모두 비슷한 분위기를 풍기고 있었다. 무엇보다, 작가님들이 작성했던 글을 다시 읽어보니, MBTI의 특성이 고스란히 드러나 있었다.

‘아! 자신의 글에 자신의 성격이 자연스럽게 드러나는구나!’ 그리고 하나 더 깨달았다. 그렇게 성격이 묻어나는 글일수록 술술 잘 읽혔다는 점이었다.


이제 작가님들의 MBTI 데이터와 글을 교차분석하여, 가장 알맞은 형용사 3~5개 정도를 뽑는 숙제가 남았다. 고3 때 이렇게 공부했으면 우수한 대학에 입학하고도 남았을 텐데. 아무튼, 1시간 동안 고민 끝에 구글 닥스로 파일 공유를 완료했다.


자, 이제 내가 뽑은 그리움을 전담하시는 ‘밤호수 강사님’의 형용사를 공개해 보겠다. (^^ 밤호수 강사님 괜찮으시죠? MBTI를 맞춰보세요? 맞추신 분께는 안시물고기를 선물로 드립니다. 참고로 안시는 밥을 많이 먹는답니다. )

밤호수 작가님 형용사 : 주도하는, 따뜻한, 예리한, 부드러운, 다재다능한, 직관적인


이제 나의 형용사를 선택할 시간이다. 일단 떠오르는 대로 나를 표현하는 형용사를 써 내려갔다. 음... 나는 분석적이지, 계획적이기도 하고 기계적인 면도 있고 독특하기도 해... 등등등 쓰다 보니 글쎄, 형용사가 100개가 넘어갔다. 미쳤다. 이렇게 나를 표현하는 형용사가 많은 줄은 정말 몰랐다. 역시 나는, 말이 많은 남자였다.

나를 표현하는 형용사 : 분석적인, 계획적인, 기록적인, 공학적인, 기계적인....(중략).... 다정한, 독특한 , 진중한 , 노력 중인, 고민하는 등등등 100개가 넘어감


수업시간이 되었다. 차례대로 각자 생각한 형용사를 발표했다. 놀랍게도, 생각이 비슷했다. 비슷한 형용사가 많이 언급된 작가님은 정말 그런 사람이었다. 결국, 사람의 본성과 태도는 아무리 숨기려 해도 드러난다는 것을 깨달았다. 아무리 포장해도 감출 수 없는 것, 그것이 바로 '나'였다.


작가님들이 나에게 선사해 준 형용사는 '진중하면서 웃긴, 열정적인, 호기심 많은, 재밌는, 정확한, 어항처럼 투명한'이었다. 어떻게 이렇게 나를 잘 알았을까? 모두 마음에 들었지만, 특히 '진중하면서도 웃긴'과 '어항처럼 투명한'은 최고였다. 나는 오늘부터 '진중하면서도 웃기고, 어항처럼 투명한 사람'으로 살아가기로 했다. 그게 진짜 나니까.


(이웃님들 형용사는 어떻게 잘 지내시나요? 궁금해요, 이웃님들의 형용사 댓글로 남겨주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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