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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상가운데로 한 발자국 나아가는 너에게

-둘째에게

by 행복반 홍교사

오늘은 예비 초등학생인 둘째의 학교에서 학부모 대상 줌연수가 있었다. 벌써 두 번째 우리 집 초등학생인지라, 첫째 때처럼 걱정되고 불안한 마음을 가지고 있지는 않다. 하지만, 또다시 새로운 환경을 겪어내야 할 아이를 도와줘야 한다는 부담감은 있다. 어떻게 도와주어야 할까.. 고민하고 있다.


어제 유치원 하원하고 집으로 올라오는 엘리베이터 안에서 같이 타신 아파트 주민 아저씨께서 우리 둘째에게 말을 거셨다.


"몇 살이야?"

"초등학교 1학년 돼요."


속으로 '유치원 다녀요'나 '8살이요'라고 안 하고 '초등학교 1학년'이라고 자신의 나이를 소개하는 것이 조금 의외였지만 틀린 말이 아니어서 가만히 있었다. 그랬더니, 아저씨가 다시 물어보셨다.


"엄마랑 어디 갔다 와?"

"유치원이요."

"??"


아저씨가 급 혼란스러운 얼굴이 되셨다. 초등학생 이랬는데, 유치원을 다녀왔다고 하니까 말이다. 내가 부연설명을 드렸다.

"올해 초등학교에 들어가고요. 아직은 유치원에 다녀요."

그리고는 인사드리고 둘째와 같이 엘리베이터에서 내렸다.


그래, 생각해 보니, 우리 둘째는 아직 유치원을 다닌다. 그런데 불과 몇 달 후에 초등학생이 되는 거다. 자기 몸만 한 가방을 멜 거고, 어른 젓가락과 숟가락으로 안 씻은 김치가 반찬으로 나오는 점심을 먹을 것이고, 40분 수업을 자기의 책상에 앉아서 선생님의 눈을 바라보면서 그렇게 수업에 참여하는 초등학생이 된다.


첫째는 첫째대로 처음이라 그랬지만, 둘째는 둘째라서 아직 너무나 어리기만 한 것 같은데, 학교라는 또 다른 큰 울타리 안으로 들어간다.


잘 적응하면서 살아갈 둘째의 세상이 기대가 되고 잘할 거라 믿으면서도, 주마등처럼 꼬물이 시절들이 지나가니 마음이 울컥하고 코 끝이 찡하다. 태어날 때부터 형아가 있던 아이라 더 많이 신경을 써주지 못했고, 환경에 맞춰서 뭐든 데리고 다녔던 것 같다. 형아 유치원 마중길이 가기 싫어도 엄마랑 함께 나가야 했고, 형아 학원 오고 가는 길이 힘들어도 혼자 둘 수 없어 같이 다녀야 했다. 무엇보다 엄마 껌딱지인 둘째는 조금 자라서도 엄마가 꼭 옆에 있어야 했기에 본인이 힘들어도 엄마를 따라다녔다. 자기가 하고 싶은 대로만 움직여주지 않는 엄마와 환경 가운데 태어나면서부터 적응을 해야 했던 둘째였다.


그래서 목소리가 크고 자신의 요구를 잘 표현할 줄 안다. 분명하고 크게 자신의 의사를 말하지 않으면 안 된다는 걸 본능적으로 아는 것일까.


오늘 들었던 학부모 연수에서도 다른 사람과 비교하지 말고, 있는 그대로 아이를 믿어주고 기다려주라는 말씀을 해주셨다.


1. 비교하지 말자. 멀리 갈 필요도 없다. 첫째가 다르고, 둘째가 다르다.

그 아이들만의 장점을 들여다 보아주어야겠다.


2. 믿어주자. 아이가 잘 해낼 수 있을 거라고 믿고 격려해 주자. 아이는 나보다 단연코 낫다.


3. 기다려주자. 아이의 시간이 있음을 잊지 말자. 그때에 분명 아이는 자신에게 가장 맞는 것을 찾아내고 환호성을 지를 것이다. 그때에 함께 기뻐해 주자. 그거면 된다.


둘째야~ 너는 그저 빛이야.
너를 통해 천상 타고난 애교가 뭔지를 알았어. 엄마에게는 없던 그 애교를 말이야.ㅎ

진지한 엄마가 키웠는데 웃음도 많고, 장난기도 많고, 농담도 잘하고, 웃기기도 잘하는 우리 집 개그맨 둘째야~

엄마, 아빠는 우리 둘째를 믿는다.
아빠가 네가 태어났을 때 처음으로 너에게 해줬던 말 기억할까? 네가 하고 싶은 거 다 하라고 했었던 것 말이야. 네가 잘하는 것들로 이 세상 가운데 선한 영향력을 전하면서 그렇게 지금처럼 밝고 행복하게 살아가는 우리 둘째가 되길 엄마, 아빠는 응원하며 기도할게. 사랑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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