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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케로 Jan 08. 2023

아이가 키가 크려면 어떻게 해야 하나요

태어날 때는 티라노사우르스도 사람보다 작았다

"키가 크려면 어떻게 해야 하나요?"


많은 부모들은 자신의 아이가 키가 크기를 바랍니다. 아이의 키 얘기를 할 때 빠지지 않는 이야기가 성장판에 대한 이야기입니다. 성장판이란 뼈의 끝부분에 존재하는 연골의 일종으로 뼈의 길이 성장이 일어나는 부분입니다. 성장판이 열려있다는 말은 성장판이 연골 상태라는 뜻으로 성장판이 연골 상태라는 뜻으로 성장판이 열려있어야만 뼈는 길이 성장이 가능합니다. 덩치나 체격은 이 성장판이 결정하는데 티라노우르스도 태어날 때는 개만 한 크기에서 대형버스만 한 크기로 자라는 것도 이 성장판이 인간과 다르게 발달했기 때문입니다. 



이처럼 성장판은 성장에 핵심적인 역할을 하는데 일례로 사고로 인해 성장판이 다치게 되면 그 부분의 길이성장이 일어나지 않습니다. 뼈는 활발히 활동하기 때문에 젊은 나이에는 부러져도 잘 붙습니다. 너무 잘 붙어서 골절인지 무르고 지내다가 어긋나서 붙어버리는 경우도 있습니다. 하지만 성장판은 연골이기 때문에 한번 손상되면 재생이 안됩니다. 성장판을 어렸을 때 다치면 그 부위가 성장하지 않게 되지요. 따라서 어렸을 때 성장판을 다치게 된다면 아주 똑같이 양쪽 성장판이 다치지 않는다면 몸이 비대칭적으로 성장하는 경우가 있습니다. 성장판은 키에만 영향을 미치지 않습니다. 어깨뼈, 쇄골 등에도 위치하고 있기에 키 말고 전체적으로 몸을 크게 합니다. 청소년기 때 키는 성인의 키만큼 커진 아이들이 성인보다 어깨는 대부분 좁은 이유는 어깨는 성장판이 늦게 닫히는 부위이기에 그렇습니다. 즉 키가 다 자라도 어깨는 성장할 수 있습니다. 또한 성장기 때 뼈는 우선 길이 성장에 집중하게 되고 뼈 내부의 단단함은 나중으로 미루게 됩니다. 이 때문에 성장기 아이들의 뼈는 다소 약하고 골절이 자주 일어나게 됩니다.



뼈의 길이, 즉 키는 사춘기와 밀접한 관련이 있습니다. 사춘기가 되면 성장호르몬이 많이 분비되면서 성장판을 자극시키고 분화시켜서 키를 계속 크게 만듭니다. 하지만 사춘기 때 많이 분비되기 시작하는 성호르몬은 성장 호르몬과는 다르게 성장판에 영향을 미칩니다. 성호르몬은 성장판을 계속 분화시키지 않고 성장판을 골화 시킵니다. 즉, 이차성징과 더불어 강하게 분비되기 시작하는 성호르몬은 연골인 성장판을 골화 시켜서 성장판을 닫게 만듭니다. 아직 더 자랄 수 있는 말랑말랑한 연골 상태의 성장판을 단단한 뼈로 변화시키는 것이지요. 따라서 여자아이의 경우 초경이 일찍 시작되면 키가 크지 않는다는 말은 맞는 말입니다. 여성 호르몬의 영향으로 초경을 일찍 시작하게 되면 성장판이 일찍 뼈로 변화하기에 초반에는 또래 아이들보다 커지거나 큰 경우가 많습니다. 하지만 길게 보았을 때는 성장판을 일찍 닫아버리기에 또래 아이들보다 키가 작게 됩니다.



성조숙증을 보이는 아이들을 치료하는 핵심적인 이유가 바로 이 키에 대한 염려 때문입니다. 앞서 얘기한 것처럼 성조숙증 환아처럼 자칫 성호르몬이 너무 빠르게 분비되면 성장판이 일찍 닫혀버릴 우려가 있습니다. 대개 여자아이는 초경 시작 후 2-3년이면 성장이 멈추고 남자아이도 이차성징이 발달하기 시작하면 5-6년 뒤면 성장이 멈춥니다. 따라서 여자아이에서 8세 미만에 유방이 발달하거나 또는 음모가 나오거나 남자아이에서는 9세 미만에서 음모가 나오기 시작하면 성조숙증을 의심해서 병원에 가보는 것이 좋습니다. 자칫 너무 늦게 발견되면 나이가 들어도 키가 적을 가능성이 높습니다. 현대에 들어와서 성조숙증이 점점 늘고 있다고 합니다. 아무쪼록 아이의 성장판 그리고 키 성장을 위해서 적극적인 부모의 관심이 필요합니다.



성장에 대해서 한 가지 잘못된 속설이 퍼져 있는데 성장호르몬이 밤에 분비되기 때문에 아이들에게 일찍 자야 키가 큰다고 얘기하는 경우가 많습니다. 완전히 틀린 얘기는 아니지만 정확하게는 성장 호르몬은 밤에 분비되는 것 아니라 잠을 잘 자고 있을 때 분비됩니다. 즉 아이의 성장을 위한다면 아이를 일찍 무조건 재우는 것보다 낮 시간 동안 활동을 많이 하게 하고 밤에 깊게 재우는 것이 성장호르몬을 분비시켜서 성장판을 자극하는데 훨씬 도움이 됩니다.


 성장기 때 아이들의 성장판을 자극해서 키를 키우려면 충분한 영양섭취가 필요합니다. 칼슘, 비타민D 그리고 단백질이 무척 중요하고 뼈 발달에 도움이 되는 운동을 많이 해야 합니다. 보통 키에 도움이 되는 운동이라면 중력에 반대로 많이 뛰는 운동을 권장하는데 줄넘기, 축구, 농구, 테니스 등이 그런 운동들입니다. 그 외에 스트레칭, 체조 등도 좋습니다. 하지만 꼭 정해진 운동이 아니라고 하더라도 밖에서 열심히 뛰어놀기만 해도 성장판에 자극이 될 것으로 생각됩니다. 간혹 피트니스, 헬스, 웨이트 트레이닝 등 무거운 무게를 드는 운동이 키를 안 크게 할 것이라는 믿음을 가진 부모들이 있는데 사실이 아닙니다. 무게를 드는 운동도 아이의 근육과 뼈를 튼튼하게 해 주고 부상을 방지해 주는 효과가 있습니다. 아이가 원하면 얼마든지 웨이트 트레이닝을 시켜도 됩니다.


성인이 되면 일주일에 6시간을 초과해서 운동하는 것은 뼈의 자극에는 그렇게 추가적인 도움이 되지 않습니다. 하지만 신기하게도 성장기 아이들은 다릅니다. 아이들의 성장세라는 것은 놀라워서 많이 뛰어놀면 놀수록 뼈가 튼튼해집니다. 아이들을 최대한 많이 뛰어놀게 해야 하는 이유가 여기에 있습니다. 우리나라는 학업 스트레스가 심한 나라라서 성장기의 아이들이 야외에서 뛰어놀기보다는 밤늦게까지 앉아서 공부를 하는 경우가 많습니다. 공부도 때가 있다는 말에 동의하나 뼈도 자라는 시기가 있고 그 시기를 놓치면 잘 크지 않습니다. 어느 정도 학업시간 외에 체육활동을 적극 권장하는 것이 미래에 공부시킨 것 못지않은 자산이 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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