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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고 ; 출근 詩, poem 5

출근길 시 한 편, 출근 시

by 심 취하다
보고 또 봐도
미운 일꾼


보고 또 보고

몇번째 수정이냐?


보고 또 보고

보고만 반복한다


보고 또 봐도

고만고만 똑같구먼


보고 또 보면

뭐가 달라지는겨?


보고 있어도 보고픈
고마운 일꾼


보고 또 보고

완성되는 보고서


보고 또 보고

숙련 일꾼 꿀팁 전수


보고 또 보고

열정 일꾼 참고 서류


보고 또 보고

장수 일꾼 연륜 도움


일꾼에게는 3대 미스터리가 있다.
부가가치를 창출하는 일에 역량을 쏟아부어야 하지만 엉뚱한 곳에 시간을 소모하도록 강요하고는 한다.

1) 보고서를 만들려고 출근하는 건지?
2) 보고 또 보고 하려고 회사다니는지?
3) 회의를 계속한다고 일이 해결되는지?

쌓여가는 보고서, 업무 보고, 이어지는 회의로 일꾼은 지친다. 보고를 위한 일인지? 일을 위한 보고인지 이제 무엇이 일의 근본적인 목적인지도 잊은 채 쫓기듯 하루를 보낸다.

보고는 일꾼을 힘들게도 하지만, 동료애와 성취감으로 이어지기도 한다. 숙련 일꾼의 꿀팁, 열정 일꾼의 참고 자료, 장수 일꾼의 연륜이 모아져 보고서가 한 줄 한 줄 채워진다. 점점 완성되어가는 보고서를 보며 성취감을 느끼고, 보고가 마무리되면 후련함이 속을 시원하게 풀어준다

보고 있어도 보고 싶은, 보고를 하고 싶은, 보고서를 함께하고 싶은 그런 일꾼의 모습을 다짐하며, 나를 보고 또 뒤돌아본다. 출근 길. 출근 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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