치유. 회복의 감성 테마시
오랜 시간,
나는 상실의 골짜기에서
매섭게 몰아치는 바람을 맞았다.
새벽이면,
별들이 끝내 삼키지 못한 눈물들이
어둠 속으로 뚝뚝 떨어졌고,
나는 그 빛물을 들이켜
목마른 마음을 겨우 적셨다.
예고 없이 내려앉은 무거운 짐이
어깨를 짓누르고,
뜻하지 않은 비애가
나를 흔들어 놓았지만,
바람에 휘청일지라도
내 생을 꺾어 놓지는 못했다.
그늘 아래서는
빛을 기다리는 법을 배웠고,
빛이 오지 않는 날에는
스스로 작은 불씨가 되어
내 안을 조용히 비추는 법을 알게 되었다.
상실은,
어쩌면 내 깊이를 들여다보라고
슬며시 열어놓은 문이었는지도 모른다.
어둠을 통과해 온 자리마다
희미한 이끼가 돋고,
새잎 하나가 조용히 떨고 있었다.
그래서 나는 오늘도
낡은 마음의 껍질을 벗기고,
언어의 잎을 하나둘 틔우며
내 안의 숲을 기른다.
바람이 결을 바꾸는 저녁,
상실의 골짜기는 어느새
치유의 숲이 되어
푸른 숨결을 뿜어내고,
나는 그 숨결 속에서
비로소 나를 다시
조용히 만나고 있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