073(2). 중년이라고 사랑을 모르겠는가(이채)

[하루 한 詩 - 073(2)] 사랑~♡ 그게 뭔데~?

by 오석연

중년이라고 사랑을 모르겠는가

모른척 할 뿐이지

이성 앞에 감성이 눈물겨울 때

감성 앞에 이성은 외로울 뿐이지

사랑 앞에 나이 앞에

절제라는 말이 서글프고

책임이라는 말이 무거울 뿐이지


절대로 올 것 같지 않던 세월은

어느새 심산유곡으로 접어든 나이

물소리 한층 깊고

바람소리 더욱 애잔할 때

지저귀는 새소리 못 견디게 아름다워라

봄과 가을 사이

내게도 뜨거운 시절이 있었던가


꽃그늘 아래 붉도록 서 있는 사람이여!

나뭇잎 사연마다 단풍이 물들 때

중년이라고 사랑을 모르겠는가

먼 훗날 당신에게도

청춘의 당신에게도 쓸쓸한 날 오거들랑

빈 주머니에 낙엽 한 장 넣고

빨갛고 노란 꽃길을 걸어보라


당신의 꽃이더냐, 낙엽이더냐


~~~~~~~~~~~~~~~~~~~~~~~~~


세월은 저만치 앞질러 가는데

중년은 아직도 아침에 서서

석양에 걸린 노을이 붉게 타는 이유

그 이유로 하여 가슴은 뜨겁고


지금 중년의 끝자락을

있는 힘을 다하여 붙잡고 있는

한 가슴을 슬쩍 보신 듯~!


중년이라고 가슴이 없을까요.

중년이라고 그리움이 없을까요.

중년이라고 사랑이 없을까요.


서쪽 하늘의 붉게 타오르는

저녁놀 같은 가슴 그리움 사랑


꽃이라면

단번에 목을 꺾는 동백꽃 사랑으로

낙엽이라면

한 몸 부서져 정열을 불살라 주리.


그렇게 죽어서

그대의 양분이 되고 거름이 되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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