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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소울메이트 Jun 12. 2022

'라바트', 모로코의 수도

모로코 여행기 #19

'모로코' 하면 가장 먼저 떠오르는 도시는? 아마 대부분의 사람들이 '카사블랑카'를 떠올릴 것이다.

카사블랑카는 모로코 최대의 경제도시이며 가장 많은 인구가 사는 대도시이고 동명의 영화로도 유명한 곳이다. 때문에 카사블랑카를 모로코의 수도로 알고 있는 경우도 적지 않다. 하지만 모로코의 진짜 수도는 카사블랑카보다 좀더 북쪽에 위치한 '라바트'이다.

멀찍이서 바라본 라바트의 름디나 라크디마 (old city, 옛 도시).



라바트에 가서 받은 첫 인상: 깔끔, 잘 정돈된 도로, 아름다운 가로등, 쭉쭉 뻗은 대추야자나무, 줄지어 서있는 대사관, 수많은 경찰.


수도이긴 해도 인구 밀도가 높지 않 한적하고 조용한 편이다. 출퇴근 시간에는 약간의 교통체증이 있긴하지만 카사블랑카와는 비교도 안된다.


→ 도로변에 가지런히 배열된 거대한 대추야자나무가 인상적이다. 푸른 하늘 위로 높이 솟아있는 초록의 넓은 이파리가 이국적인 풍경을 만든다. 찍어둔 사진이 없어 아쉽다. 대추야자나무는 모로코에서 중요하게 여기므로 절대 훼손해선 안된다.

붑커>> 만약에 저 나무 한 그루를 망가뜨리면 그 사람은 최대 100그루로 배상해야 해. 그러지 못하면 감옥에 가거나.  

나>> 헐. 그럼 만약 실수로 저 나무를 차로 들이받는 경우에는..?

붑커>> 실수여도 벌 받는 건 마찬가지야.

그렇군. 조심해야 하겠다.


서울에 수많은 나라의 대사관들이 있는 것처럼 라바트도 그러한데, 를 타고 천천히 달리면 도로의 양 옆으로 다양한 국기들이 휘날리는 걸 볼 수 있다. 푸르게 우거진 나무들 사이로 태극기도 반갑게 손을 흔든다.


→ 모로코에서 경찰이 가장 많은 도시가 라바트이다. 왕이 살고 있는 커다란 성 주변으로 수많은 경찰과 군인이 배치되어 경호를 하고, 민간에도 다수의 경찰이 있어 다른 도시에 비해 안전하다.  


→ 해안도시인 라바트에는 해변을 따라 주황색의 가로등이 놓여, 밤이면 마치 주황빛 별이 동동 떠있는 듯한 야경이 펼쳐진다.


라바트의 해안가에서. 뒤로는 가로등 불빛이 반짝인다.


I love Rabat.




라바트의 바로 남쪽에 이웃한 '테마라'라는 도시에는 붑커의 이모 '파티마'와 그 식구들이 살고 있다. 붑커와 나는 이프타르(breakfast)를 파티마 이모네 식구들과 함께하기 위해 테마라를 방문했다.

온 식구가 반갑게 맞아 주었는데, 특히 '살로아'라는 이름의 6살 정도 돼 보이는 붑커의 조카 나에게 딱 붙어 떨어지지 않으려고 했다. 블랙핑크를 아냐며 내 앞에서 춤을 추기도 하고, 내 얼굴이 신기한지 볼을 만져보기도 다.      

붑커>> 조금 있다가 하나(Hanae, 붑커의 조카. 19살 여자아이.)가 집에 올거야. 하나는 한국을 엄청 좋아해. 네가 여기 있는 걸 보면 진짜 기뻐할걸. 아직 너 왔다고 말 안했거든. 

그러고 얼마 안있어 하나가 집에 들어왔다.

하나>> 오 마이 갓!!!!!!!

내가 와 있으리라고는 상상도 못했을 하나는 놀라움에 두 볼을 감싸며 몇 초간 얼음처럼 굳어 서 있었다. 그러더니 곧 내 옆에 앉아 '오마이갓'을 연발하며 내 볼에 뽀뽀세례를 퍼붓는다. 와우.

그날 나는 난생 처음 받아보는 격한 환대에 정신을 못차리고 눈만 또록또록 굴리며 앉아있었다 한다.




<다음 이야기>

화창한 초여름 라바트에서

상큼발랄 러블리 소녀 하나와 함께

즐거운 바닷가 이트!





[조금은 유용할지도 모르는 TMI]  

지금까지 여러 가족들을 언급하다보니 모로코에서 가족끼리는 어떻게 부르는지를 간단히 소개하고 싶어진다.

모로코에서 가족간의 호칭은 다음과 같다.

엄마 - '움미' 또는 '마마'. 남자들의 경우 엄마를 '뢀리다'라고 부르기도 하는데, 이는 조금 터프한 느낌의 단어라고 한다.  

아빠 - '아비' 또는 '바바'.

이모, 고모 - '칼티'. Khalti.

삼촌 - '칼리'. Khali.

누나, 언니 - '크티'. Khti.

형, 오빠 - '코야'. Khoya. 꼭 형이나 오빠가 아니라 잘 모르는 사람이라도, 젊은 성인 남자를 부를 때에는 '코야'라고 할 수 있다. 예를 들면 마트에서 찾는 물건의 위치를 물어보고 싶은데 마침 저기 젊은 남자 직원이 서 있는 게 보인다면, '코야!'라고 불러 물어볼 수 있다. 우리나라에서는 낯선 사람에게 '오빠'라고 했다가는 이상하게 쳐다볼텐데 모로코의 이런 문화가 신기했다.

'Kh'는 목구멍을 긁어서 'ㅋ'과 'ㅎ'을 동시에 발음하듯 말한다.  


우리나라에서 연장자를 부를 때는 이름 뒤에 호칭을 붙이듯이, 모로코에서도 '칼티 파티마', '칼리 레드완', '크티 나오엘', '코야 함무다' 이런식으로 이름 앞에 호칭을 붙여 예의바르게 부르는 것이 좋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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