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 2022년 채용 트렌드 : AI면접, 바이오테스트, 비대면 면접 I
요즘 들어 취업을 준비하는 학생들에게 익숙한 단어가 하나 있다. 바로 ▲AI면접이다. 기성세대들은 AI면접이 뭐지? 싶으실 것 같다. AI면접은 코로나가 창궐한 비대면 사회에 생겨난 신개념 차세대 면접방법이다. 코로나로 인해 대면 면접이 불가한 기업들이 고안한 비대면 면접 툴이 바로 AI면접이다. 이 면접방법은 관공서에서부터 사기업까지 다양한 업체에서 채택한 면접방법이며, 지원자가 혼자서 언제 어디서든 면접을 볼 수 있다는 것도 장점이 될 수 있다.
그렇다면 일반적인 대면 면접과는 무엇이 다를까? AI면접은 최종면접 전 실시되는 실무진 면접 단계 또는 실무진 면접 전에 많은 지원자들을 스크리닝 하는 모듈로 사용된다. 대게 1시간 30분에서 2시간이 소요되며, 자기소개 → 기본 질문 → 성향 파악 → 상황 대처 → 보상 선호 → 전략 게임 → 심층대화 순으로 이뤄지며 총 7단계가 된다.
자기소개는 모니터를 보고 진행된다. 모니터에는 지원자 본인의 모습이 나오게 되며, 미리 질문을 보여주고 생각할 시간을 60초 준 후 답변을 하게 된다. 질문은 대면 면접과 비슷하게 지원동기, 장단점 등을 물어본다. 많은 지원자들이 어색한 부분은 답변을 하는 자신의 모습을 모니터에서 봐야 하는 것이 있다. 시선처리가 어려워지거나 당황한 자신의 모습을 보기에 부담스러움은 배가된다.
성향 파악에서는 100~200여개의 문제를 구두로 답변하는 문제다. '나만의 스트레스 해소 방법이 있나요?', '모든 일이 힘들게 느껴질 때가 있나요?' 등의 문제로 '완전 그렇다'에서부터 '전혀 그렇지 않다'까지 6단계로 답변하면 된다. 상황 대처에는 2단계와 비슷한 방식이지만 질문이 조금 더 다채롭다. '친구가 약속에 늦었을 때 어떻게 말할 건지' 등의 질문들을 물어본다. 5단계인 보상선호도 이와 유사한 방식으로 진행되며, 6단계는 게임과 병행되어 똑같은 문양카드 맞추기와 두더지 잡기 등의 게임을 수행하게 된다. 전략 게임에서는 AI가 제시하는 모든 게임을 수행해야 하며, 이때 순발력과 판단력 집중력 등을 확인한다.
이 단계까지 마치게 되면 진이 빠지는 것을 느낄 수 있는데, 이전 게임에서 못 푼 문제가 많다면 좌절감을 느낄 수 있다. 이 상황에서 AI는 로봇답게 심층 질문을 하게 된다. 어려운 상황을 제시하고 어떻게 해결할지를 구두로 답변하라고 하는데, 이것이 7단계다.
면접 결과는 하루 내지 이틀이면 기업에서 바로 결과를 확인할 수 있다. 이것은 또 하나의 장점으로 여겨지며, 지원자 또한 3일 내에 받아 볼 수 있다. 결과표에는 ▲직군직무적합도, ▲의사결정 유형, ▲정보활용 유형, ▲집중력 변화 패턴, ▲난이도 적응 패턴 등이 있다. 각 질문에 대한 대답과 AI가 가진 데이터베이스를 기반으로 그 결과값을 나타내는 것이다.
직군·직무적합도는 서비스, 경영지원, 생산관리, 디자인, 연구개발, 엔지니어, 영업마케팅, 생산직 중 어느 분야가 맞는지를 알려준다. 어느 분야에서 높은 점수를 받았는지를 알 수 있어 지원자의 적성을 알 수 있다. 의사결정 유형은 의사결정 과정에서 응시자의 행동 양식을 알려준다. 안전형, 모험형, 분석형, 직관형, 미래형, 현재형으로 나뉘어있다. 정보 활용 유형은 의사결정 과정에서 응시자가 주로 활용하는 정보 유형을 알려준다. 이익 정보, 손실 정보, 확률 정보 등으로 구분된다. 집중력 변화패턴과 난이도 적응 패턴은 그래프로 나온다. 면접 초반, 중반, 후반 별로 응시자의 집중력 패턴과 문제 난이도별 적응력 변화를 보여준다.
내가 다니고 있는 회사는 AI면접 대신에 '▲바이오테스트'라는 모듈을 가지고 채용에 사용하고 있다. 바이오테스트도 AI면접과 비슷한 맥락의 채용 모듈이지만, 지원자의 모습을 영상으로 남기는 것이 없는 형태이다. 문답 형식의 질문지를 지원자에게 제시하고, 질문자가 답변하는 형태에 대해서 우리 회사가 원하는 인재상에 부합하는지를 확인하여 채용 때 이 데이터를 활용하는 방법이다.
바이오테스트 채용과 AI면접이 등장한 현시점에서 누가 이런 모듈을 만들고 기업에선 어떻게 신규직원을 채용하는지 보다는 이로 인해 HR(인사업무) 담당 부서에 어떤 직원이 필요하게 되었는가에 주목할 필요가 있다.
우리 회사의 경우 처음 바이오테스트 모듈을 만들기 이전 갑자기 IT부서에 있는 직원을 차출해갔다. 갑작스러운 인사이동이었기에 우리는 의아했다. 왜 갑자기 IT직원이 HR담당부서에 발령 났을까 다들 우왕좌왕했다. 다행히 나는 같이 입사한 동기였기에 편하게 물어볼 수 있었다. 전화를 걸자마자 동기가 전화 올 것을 알았다는 듯이 말해줬다. 앞으로 채용할 때 다양하고 새로운 모듈로 채용을 할 계획을 가지고 있는데 이것들의 알고리즘을 해석하고 만들려면 컴퓨터공학 전공이 필요하다고 해서 차출됐다고 한다.
컴퓨터공학과 전공생이 HR이라니 언감생심이었다. 그렇지만 동기말을 계속 듣다 보니 맞는 말 같았다. 결국 바이오테스트나 AI면접이나 실제로 업무를 수행하는 사람들은 외부의 협력업체이다. 하지만 협력업체가 아무리 친절하게 설명을 한다고 하더라도 지원자로부터 도출되는 결과값에 대한 수치를 정확하게 이해하고 또 자사에 맞게 최적화하는 부분은 결국 본사의 과업이었다.
많은 회사에서 이렇게 바이오테스트와 AI면접을 통해서 채용을 하고 있는데, 이것은 결국 빅데이터를 활용한 채용이라고 봐야 할 것이다. 얼마나 우리 회사 내에 있는 직원과의 적합도가 높은지, 얼마나 지원자가 정규분포 곡선에서 상위에 포지셔닝하는지를 바라보는 것이다. 이것은 한 사람의 데이터 가지고 판단할 수 없는 지표이기에, 결국 이러한 면접 모듈들은 빅데이터를 기반으로 한다. 그러다 보니 인사팀에서도 효율적으로 데이터베이스 관리를 해야 하게 되었고, 시스템을 관리할 사람이 필요로 하게 되었다. 그렇지만 아직 사회에 데이터사이언스 전공자나 데이터공학과 등의 졸업자가 많지 않기 때문에 컴퓨터공학과 등의 전공자들을 흡수하고 있는 것 같다.
사람을 채용하고 관리하는데 직원들의 육감보다 AI가 더 잘 판단하게 된다면, 어떤 세상이 펼쳐질까?
기존에 눈에 데이터라는 렌즈 하나가 더 추가됨으로써
우리는 '썰'을 푸는 대신 '근거'를 가지고 합의할 수 있다.
그리고 기회를 만들 수 있다.
- 송길영 다음소프트 부사장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