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서지석 Oct 16. 2024

유리 너머

2부 그들은 내 머릿속에 있어

 신기루.


 길 잃어 헤매고

 유리창 너머 너의 얼굴

 스쳐 지나가며 따라 걷고

 그림자는 저어기 멀리

 

 말하지 못했던 비밀들

 돌처럼 무겁게 탑을 쌓아 놓았는데

 누군가 그걸 보고 기도를 드렸네.

 난 어느샌가 신이 되어가는 중.


 흔들리고 뻗으면 닿지 않는 거리

 투명한 벽 너머 거기 누가 있었지.

 허공에 다 외치면 누가 내 얘기를 들어줄래.


 찢어지는 종이 뭉치들

 찰싹찰싹 때려오는 회초리

 

-대체 제가 뭘 잘못한 거죠?


 희미해져 가던 여름

 복숭아 물을 들이지 않았던 게

 내 잘못이었던 걸 알았던 날

 손목을 긋고 물을 들이던 날


 어긋난 퍼즐 조각들이 완성되어 가고

 튀어나온 녹슨 못. 거기엔 디저트가 있었지

 냠냠. 내가 먹으려 했는데 순서를 뺏겼어.


 모든 게 전부 썩어버려 전부 다아- 썩어버린다고


 결코 닿은 적이 없었다.

 

 주삿바늘 꽂히며 세상은 뒤로 가고

 

 언제 가는 닿고 싶었는데 한 번도 닿지 못했던 세상.


 너에게, 너에게 내가 전하고 싶은 말은


 신기루.

이전 17화 가을 앞에서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