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부 그들은 내 머릿속에 있어
신기루.
길 잃어 헤매고
유리창 너머 너의 얼굴
스쳐 지나가며 따라 걷고
그림자는 저어기 멀리
말하지 못했던 비밀들
돌처럼 무겁게 탑을 쌓아 놓았는데
누군가 그걸 보고 기도를 드렸네.
난 어느샌가 신이 되어가는 중.
흔들리고 뻗으면 닿지 않는 거리
투명한 벽 너머 거기 누가 있었지.
허공에 다 외치면 누가 내 얘기를 들어줄래.
찢어지는 종이 뭉치들
찰싹찰싹 때려오는 회초리
-대체 제가 뭘 잘못한 거죠?
희미해져 가던 여름
복숭아 물을 들이지 않았던 게
내 잘못이었던 걸 알았던 날
손목을 긋고 물을 들이던 날
어긋난 퍼즐 조각들이 완성되어 가고
튀어나온 녹슨 못. 거기엔 디저트가 있었지
냠냠. 내가 먹으려 했는데 순서를 뺏겼어.
모든 게 전부 썩어버려 전부 다아- 썩어버린다고
결코 닿은 적이 없었다.
주삿바늘 꽂히며 세상은 뒤로 가고
언제 가는 닿고 싶었는데 한 번도 닿지 못했던 세상.
너에게, 너에게 내가 전하고 싶은 말은
신기루.