봉쇄 58일 차-쇼일까요

by 안나

2022년 5월 14일 토요일


오늘은 햇볕 좋아요.애들도 눈치가 있나 봐요.

4월 초 같은 극단적 식자재 부족난은 없지만 중국 사람들이 먹는 것 위주로 구해져요. 야채 종류가 아무리 많아도 결국 먹는 것만 먹게 되어요 구해지는 중국 야채는 다 파란 애들이에요.아파트 단지 내 산책하다 보면 화단에 핀 파란 애들 보면 다 중국 야채 같아요.

한자로 차이지아오彩椒라고 되어 있어서 파프리카인 줄 알고 두 근이나 시켰는데 파프리카도 아니고 피망도 아닌 애매한 애가 왔어요. 흑 망했어요.

파란 야채 말고 빨간 야채 노란 야채도 먹고 싶다고요. 파프리카 원샷 하고 싶어요.중국은 근이라는 무게 단위를 사용하고 500g이에요 .한국은 고기와 야채가 다른 단위를 사용하지만요 중국에서는 몸무게를 이야기할 때도 근이라고 해요. 체중도 보통 근으로 표현해요

너 몇 근이니 이렇게 물어요. 그러고 보니 저도 체중 조절이 필요하네요. 봉쇄 생활하면서 두 근 정도 늘은 것 같아요.평생 숙제 다시 시작해야죠.. 다이어트…


지인 분이 푸동 공항 근처에서 격리를 마치고 푸시로 이동하셨어요. 저희는 한국 갔다 오면 해야 하는 격리를 수감이라고 해요. 어느 호텔로 갔냐를 `어느 수용소로 끌려가셨어요` 외부 음식이나 배달 음식 반입 가능하냐를 `사식 되냐`고 이렇게 물어보곤 해요.격리 해제를 출소라고 농담해요. 지인분이 출소(?) 하시고 회사에서 푸둥에서 푸시로 데려다주셨대요.

상해는 황푸강을 기준으로 푸동과 푸시로 나누어져요.파리의 센 강처럼 좌우를 나누죠. 우리나라 한강보다는 폭이 깊어서 화물선도 다녀요.푸동에서 푸시로 이동하는 모든 도로에 철책 쳐놓고 신분증, 통행증, 이동사유를 검사했다고 하시네요.전쟁 난 줄 알겠어요.

저는 58일 동안 이 이파트 안에 있었어요.

아파트 밖에 어떤 세상이 있고 어떤 일이 벌어지고 있는지 몰라요. 봉쇄가 풀리고 아파트 문 밖으로 걸어 나갔는 데 제가 이 안에서 보냈던 시간과 공간이 다 쇼였다고 할지도 몰라요 .


영화 트루먼쇼에서 주인공 트루먼은 마지막에서야

본인이 살았던 세계가 시나리오였고 촬영장이었다는 것을 알게 되죠.

지금 제가 살고 있는 세계는 현실일까요.

어떠한 입법 절차 없이 자국민의 해외 입출국을 제한해버린 중국

이제 중국사람들은 중국이라는 세트장에서 중국 정부가 써주는 시나리오대로 살아야 해요.

역시 그레이트 차이나이고 우리는 이들을 못 이겨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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