돗고마리 씨앗의 잡도리 │구절초
물 아닌 무경력의 회사를 다닐 때에도 인간관계로 고민할 때 브런치를 보면서 위안을 얻었다.
바다의 심해처럼 브런치는 너무나도 크게 나를 품어주었다.
지금도 여전히 브런치를 보면서 마음의 위안을 얻는다.
인간관계에 대해 항상 고민이 많았지만 이상하게도 나를 싫어하는 누군가의, 타인의 경멸에 심한 불안감과 걱정, 고민으로 무기력 해져서 시간을 빼앗겼을 때 브런치는 항상 아름다운 사진과 글을 선물해 주었다.
한 번도 브런치 작가에 도전할 수 있을 거라고 생각도 못해봤다. 내가 할 수 있을까 하는 두려움이 앞서 머뭇거렸다. 우연한 기회에 그래 전시회라도 가보자 하는 생각에 무작정 현관문을 열고 나갔다. 무언가 자신이 없었지만 그래도 기록했다.
직접 처음 풍경을 마음을 기록하고 글로 표현한다는 것이 참 어렵고 서툴렀다.
막상 마음속의 끓어오르는 분노를 쓰려고 시도해도 잘 되지 않았는데
분노한 만큼 글을 쓴다는 문구가 떠올랐다.
글을 쓴다는 것은 너무나도 놀라운 변화를 주었다.
경멸로 빼앗긴 분노의 시간에 남 탓을 그만두게 되었고, 온전히 스스로의 시간을 찾을 수 있었다.
마치 구절초처럼!
구절초는 아홉 번 꺾이는 풀로, 음력 9월 9일에 꺾는 풀이라는 뜻에서 불리어진 이름이라고 한다.
글 쓰는 시간을 따로 마련하기가 어려워 짬짬이 틈 나는 데로, 생각나는 대로 무작정 썼다. 그리고 종이도 낭비했다..
2024년 9월 희귀 질환 진단을 받고 병원 진료, 보험, 병원비 하나하나 빈틈없이 따져야 하는 상황도 잊혀주었다. 악필의 어설픈 일기와 메모였지만 뿌듯하고 조금씩 나아갈 수 있다고 믿는다.
된 비탈의 구절초는 아홉 번 꺾이어 완연히 피어오른다!
구절초가 겨울을 맞이해 흩날리는 씨앗으로 계절을 지나 가을이 되어 온연히 피어오르듯이!
브런치는 구절초의 꽃말 “어머니의 사랑” 과 같다.
아직까지도 수심을 정확히 확인하지 못한 풍요롭고 방대한 바다의 심해와 같은 브런치에서 내가 받은 위안만큼 누군가에게 조심스러운 위안이 되었으면 좋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