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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Runday Wendy Sep 03. 2024

흔들리는 길에서 굳건히 ‘마이 페이스’로 달리기

로드 러닝을 대하는 마음가짐

오랜 기간, 오랜 시간 한강에서 뛰면서 터득한 것들이 있다. 그중 하나는 방금 내 곁을 스쳐지나 간 러너가 어떤 상태인가 하는 것이다. 러닝을 할 때는 ‘마이 페이스(my pace)'를 유지하는 것에 중요하다. 그래야 목표한 거리를 소화할 수 있다. 몇 년 전만 하더라도 나를 지나쳐 가는 이들에게 일일이 반응을 했다. 그 사람에게 휘둘려 페이스를 잃곤 했다.


어제도 마찬가지였다. 쌩하고 나를 지나친 이의 뒷모습이 보였다. 그리 거리차이는 나지 않아서 그 뒤를 쫓으며 가는데 이내 다리가 무거워지는 게 보였다.

“곧 퍼지겠네” 마음속으로 생각했다. 계속 조깅 속도로 유지하며 가던 나와 거리가 좁혀지기 시작했고, 그 사람을 멈춰 섰다.


무수히 지나친 이들에게 흔들리지 않으려면 그 사람이 어떤 상태인지를 먼저 알아야 한다.


1. 뛰는 모습이 가뿐해 보인다. 그러면 운동을 끝내려는 러너이다. 보통 힘겨워 끝낼 것이라는 생각과 달리, 목표치를 소화하기 위한 러너의 마지막 발걸음은 의외로 가볍다. 러닝을 끝내고자 하는 사람들은 쫓을 필요가 없다. 왜? 나는 이제 시작이니깐.

2. 우격다짐으로 거친 호흡으로 뛰어간다. 이 러너에게도 흔들릴 필요가 없다. 이미 이 사람은 오버페이스로 뛴 것이라 곧 퍼질지도 모른다. 흔들리는 페이스에 내 몸을 맡길 필요는 없다.

3. 앞서거니 뒤서거니 하면서 한다? 이런 러너는 쫓아볼 만하다. 나와 페이스가 비슷할 수도 있기 때문이다. 서로의 호흡이 필요하다고 느끼면 텐션을 실어 함께 뛸 필요가 있다.



흔히 러닝은 혼자 하는 싸움이라고 말한다. 하지만 의도하지 않은 외부 요인이 많이 작용하는 게 러닝, 로드 러닝이기도 하다.


길은 하나, 그 길은 변하지 않는다. 그렇담 내가 흔들리지는 않는지. 스스로 점검해봐야 할 때가 있다. 나를 스쳐 지나가는 러너들을 보면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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