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oem
오래된 카톡 창에 남겨진 읽지 않은 메시지처럼
십 년간 열어보지 않은 기억의 상자가 있다
쏟아지는 알림처럼 불쑥 찾아오는 그날의 장면들
폴더에 담아 숨겨두었던 부끄러운 선택들
어느 날, 우연히 마주친 SNS 타임라인의 얼굴
온전히 내 것이 되지 못한 과거가 다시 찾아왔다
덜컥 내린 심장, 이번엔 도망치지 않기로 한다
키보드를 두드리는 손가락에 실린 십 년의 용기
'미안합니다'라는 세 글자를 마침내 보내고 나니
어깨 위에 얹혀있던 무거운 그림자가 사라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