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사브 아부 토하(Mosab Abu Toha)
두바이에는 버려지는 강아지들이 많다. 특히 여름이면 더 심해진다. 종교적으로 사실 강아지는 이슬람 사회에서 아주 환영받지는 못한다. 깨끗하지 않다는 이유로 집 안으로 들이지 않는 경우가 많다. 그래서 50도가 넘는 여름, 강아지를 마당이나 외부에서 키울 수가 없게 되면 외곽 지역에 가서 버리거나 입양 센터에 맡기곤 한다.
또 다른 이유도 있다. 두바이 거주민의 85%를 차지하는 외국인들이 무더운 두바이 여름을 피해 고향으로 돌아가면서 강아지를 버리고 가는 것이다. 가족이나 친척에게 맡기거나 케어 센터를 이용해야 하지만, 여름에 여기에 남아 있는 사람도 적고, 센터 비용 또한 만만치 않다.
그래서 소셜미디어에는 여름만 되면 강아지 입양 관련 글이 쏟아진다. 강아지와 잘 지내고 싶었지만 트레이닝이 어렵다, 집에 있는 어린 아이들을 놀라게 한다, 너무 짖어 잠을 못 잔다, 이웃의 컴플레인까지 자주 받는다, 혹은 갓난아이가 태어났는데 털 알레르기가 생겼다... 결국 너무 사랑하지만 어쩔 수 없다는 식의 이유들이다. 하지만 그 말들은 변명처럼 들린다.
그렇다면 그 강아지는 왜, 아이들을 놀라게 했을까? 왜, 고분고분하지 않고 짖어댔을까? 원인을 찾으려 하지 않는다. 아니, 어쩌면 애초에 알고 싶지 않은 걸지도 모른다. 강아지를 문제 있는 존재로 만들어버림으로써, 버리는 자신의 행동을 정당화하려는 것이다. 주인에겐 아주 잘못이 없고, 모든 책임은 강아지만에게만 있는 걸까?
어제 저녁, 두바이 시간으로 이스라엘이 카타르 수도인 도하를 공습했다. 군사 지역도 아닌, 일반 레지던스 지역의 한 건물이었다. 이스라엘에서는 팔레스타인 가자 지구를 통치하는 하마스 고위급 지도자를 겨냥한 공격이었다고 한다. 그런데 하마스는 왜 카타르 도하에 있었을까?
하마스 지도부는 23개월째 이어지고 있는 이스라엘과의 전쟁 휴전 협상을 위해서 카타르에 머물고 있었다. 어제 공격으로 이 협상 대표단의 사망자는 없었지만, 전쟁과 무관한 또 다른 나라를 공격했다는 점에서 파장이 컸다. 사우디와 아랍에미리트 등 주변 서아시아 국가들이 일제히 규탄 성명을 내고 이스라엘을 비판하기 시작했다. 이제야 이 일이 더 이상 '남의 일'이 아니라는 걸 깨달은 듯하다.
어제 하루 동안 이스라엘은 가자를 포함, 카타르, 시리아, 레바논, 튀니지까지 다섯 곳을 공격했다. 이제 이스라엘은 돈과 무기만 있다면 세계의 안정과 인류 전체를 위협할 수 있음을 보여준 것이다.
23개월간 이어진 가자 침공에서 이스라엘은 '테러리스트 소탕' 이라는 명분 아래 수많은 여성과 아이들을 무차별적으로 학살했다. 버려지는 강아지들처럼, 테러리스트 그룹이 왜 생겨났는지, 그 근원을 진지하게 생각해보지 않은 채 말이다.
2025년 퓰리쳐상 논평부문을 수상한 모사브 아부 토하(Mosab Abu Toha)의 시집 <Things You May Find Hidden In My Ear>에서 시 한 편을 번역했다.
할아버지는 테러리스트였다
할아버지는 테러리스트였다 -
밭을 가꾸고, 마당의 장미에 물을 주고,
할머니와 담배를 피웠다.
노란 해변에서, 누워서.
기도용 양탄자처럼
할아버지는 테러리스트였다 -
오렌지와 레몬을 따고,
정오까지 형제들과 낚시를 하고,
얼룩말과 함께 마구간으로 가는 길에
위로의 노래를 불렀다.
할아버지는 테러리스트였다 -
우유를 넣은 차를 만들고,
비단처럼 부드러운 푸르른 땅에 앉아 있었다,
할아버지는 테러리스트였다 -
다가올 손님들을 위해 집을 떠나면서,
가장 좋은 물을 식탁 위에 남겨두었다.
손님들이 정복 후에 목말라 죽을까 봐.
할아버지는 테러리스트였다 -
가장 가까운 안전한 마을로 걸어갔다,
침울한 하늘처럼 텅 비어 있고,
버려진 텐트처럼 공허하고,
별빛 없는 밤처럼 어두운 그곳으로.
할아버지는 테러리스트였다 -
할아버지는 한 남자였고,
열 명의 가장이었고,
텐트를 갖는 호사로운 꿈이 있었다.
녹슨 기둥에 파란 유엔 깃발이 있는,
공동묘지 옆 해변 위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