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브런치북 삶원색 03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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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김단야 Jul 22. 2022

용기를 잃은 사자

나의 가장 원색적인 순간을 담다








나는 예술을 전공한 사람이다.

나, 라는 사람을 주제로 내가 얼마큼의 많은 이야기를 풀어나갈 수 있느냐는 수없이도 많이 고뇌했던 질문이 매 순간 날 따라다녔다.


백지 같은 사람이 되고 싶었다.  새하얀 도화지가  매력적이었다. 무언가를 언제든지 시도해보고 그려보고 구상할  있으나 아무것도 드러나지 않는 무력감이 항상 나를 붙잡았다. 용기를 잃었던 거라고 생각했는데 시간이 지나 해가 바뀔수록, 내게 가장  변화는  순간 경우의 수를 계산하려는 것이었다.


주저하는 겁쟁이는 사람도 작업도 일상도 모든 것을 예측하고 계산했으며 대처하려고 했다. ​​​​​​어쩌면 나를 지키기 위한 잘못된 자기 방어가 ​내 작품에까지 영향을 끼친 듯했다.


이는 완벽이라고 자부했지만 사실은 나를 가로막는 벽이었다.


자화상은 늘 어렵다. 나를 그리고자 하였으나 나를 잃어가는 순간을 많이 경험했다. 모순의 연속이었고 이러한 나는 과연 실패자인가 고민했다. 나는 솔직한 모험가라고 정의하고 싶다. 아직 길을 찾는 순간에서 망설임은 당연했다. 주어진 시간이나 사람이 많아질수록 주저하게 되는 망설임 말이다.


이는 겁이 많은 사람일지도 모른다. 어떤 일정과 계획을 할 때 몹시 피곤해하기에 저지르고 보는 편이지만 행동하기 전에 무수히 많은 생각을 했다.



경험주의자

겪어보고 나서야 지내고 나서야 항상 후회를 한다.

그래도 미련은 없다. 이래 볼걸 하는 아쉬움도 없었다. ​너무 많은 생각에 갇혀 사는 것도 좋지 않았다. ​​

의외로 간단할지도 모르니까


마치 백신과 같다. 우리는 면역된 사람을 경험주의자라고 칭할 수도 있다. 타인의 삶에 어떤 성공을 거두고 어떤 사람을 만나고 얼마나 많은 책을 읽었는가 등 저마다의 변곡점은 다양하고 다를 것이다.​

아무리 자신의 인생을 조종하고 통제할 수 있다 자신하더라도 모든 경험과 관계는 우리의 통제력을 벗어나기도 했다. 그만큼 때로는 교묘했다.


이게 시련일까, 아닌지 모를 지경의 그 교묘함이 혼란스러울 때가 있다. 과거의 겪은 배신과 정리, 깨어진 약속 등 스스로 끊어진 관계성의 의미를 파악할 때 비로소 지혜와 내공이 생겨 반복한 패턴을 깨고 새로운 삶을 시작할 수도 있다는 마침표를 찾았다. 경험에서 얻어진 그 값진 깨달음이 차가운 시련이 불가피하게 따라왔기 때문일지도 모른다.



나는 술에 잔뜩 취한 날 양치하려고 칫솔을 짠 채로

실수로 눈을 닦은 적 있었다 어찌나 매웠던지 너무 아파서 뒤로 넘어지고 죽을 뻔했으며 기분이 되게 안 좋았던 날이었음에도 분명, 그 혼자 난리 친 상황 때문에 난 하루 종일 웃었던 적이 있었다.

밑 빠진 너에게 용기 붓기

뭐든 예기치 못하는 것 같다. 무슨 일이 있을지 모른다. 그래서 현재에 충실하고, 매 순간 즐기는 게 곧 내 모토이자 내가 살아가는 목표가 되었다.


앞으로의 모든 이야기에 ​그러한 의미를 소소하게 담았다. 용기를 잃은 사자는 생각보다 솔직했을 수도 있다. 혹은 안정에 대한 욕구가 강했을 것이다.

새로운 도전과 상황, 사람을 좋아하는 내게 생각보다 계산적인 순간은 많았다 그러다 보니 사소하게 서운했고 두려웠기에 많이 아팠다.​ 그러나 모든 삶에는 공존이 존재했다.



누구에게나 어두운 밤은 찾아왔고 그 속에서 반짝이는 달과 별을 못 보고 지나친 걸지도 모른다.


기쁨과 슬픔은 다르면서도 같았다. 더 달콤한 기쁨에 집중해서 슬픔은 잊으려고 애쓰고 외면하기도 했다. 삶 속에 만나는 모든 것을 자리 잡아 깨달음의 계기로 삼는 것이 최선의 현명한 방법이었고 이를 우리는 인생의 변곡점이라 칭하여 받아들이기로 했다. ​

평생의 변화를 갈망했기에 유혹을 거절할 수 없기도 했다. 그럼에도 내가 변화하지 않으면 도약 또한 없는 것 같았다.







용기를 잃은 사자는 그 대신 "변곡점"을 찾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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