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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학나경 Feb 06. 2023

그간의 학나경 다시쓰기

그간 김지연이 인터뷰했던 사람들에게 다시 물었다

처음 학나경 인터뷰 프로젝트를 시작한 뒤로 시간이 많이 흘렀다. 그래서 그간 김지연이 인터뷰한 사람들에게 다시 물어봤다. 그때의 답변과 지금의 답변이 달라졌는가? 그때의 생각과 지금 하고 있는 생각이 달라졌을 수도 있고, 또 전혀 달라지지 않았을 수도 있다. 만약 지금 인터뷰를 다시 한다면, 어떻게 달라졌을 것 같은가? 그간의 인터뷰이들에게 답변을 새로 써 달라고 부탁했다.

손로운 "당신이 생각하는 더 나은 자신이란."이라는 질문에 답변을 새로 하겠다. 평온함을 잃지 않는 사람이다. 아직 어떤 부분이 모자라거나, 준비되어있지 않다면 평온함을 잃기 마련이다. 이전까지의 나의 기본적인 정서가 불안함이었다면, 지금은 많이 줄어들었다. 난 여전히 준비되어있지 않고, 여전히 부족한 사람이지만 평온함을 가지는 순간의 내가 조금 더 많은 것을 할 수 있다는 것을 발견했다. 태도부터 의욕, 영감까지 이전보다 더 나아졌다. 일생에서 평온함을 잃지 않을 수야 없겠지만, 최대한 평온함을 유지할 수 있는 사람을 향해 가고 싶다.


S 인터뷰를 다시 읽어봤는데 좀 센척 하면서 말한 것 같다. 좀 재수없다.



 (그때는 위와 같이 답했었다.) 작년 한해 동안 그냥 눈 꾹 감고 내가 하고 싶은 이야기를 남들에게 선보이는 일들이 많아졌다. 그렇게 눈치 없이 이야기를 건네다 보니 그 이야기를 진심으로 좋아해주는 사람이 있었다. 그리고 누군가 내 이야기를 들어준다는 건 즐거운 일이 확실하다. 눈치보는 건 성격이 아니라 선택이었나, 라고 생각이든다. 올해 목표를 '내가 배우고 느낀 것 잘 공유하기'로 잡았다. 여전히 글을 쓰고 음악을 만든다. 그러나 이제는 그것들이 사람들에게 못 보여줄 건 아니라고 생각을 한다. 한 마디로 요약하자면 서툴지만 마이웨이를 해보려하기에 답변을 다시 쓴다.


김태성 "학나경을 제외하고 자신을 소개한다면."이라는 질문의 답변을 새로 하겠다. (요즘의) 나는 ‘그 무엇도 아닌 것이 되어 가고 있는 중’이다.라고 말할 것 같다. 매번 내가 생각했던 완전해보이는 정체성은 늘 깨지기 마련이었고, 그 무엇도 나를 100% 완벽히 설명할 수 없다고 느끼고 있기 때문이다.


남지수 "본인이 가까이 하고 싶은 사람의 유형은 무엇인지."에 대한 답변을 새로 하겠다. 배려심 많고, 같이 있으면 편하고, 나를 안심시켜주는(=표현을 잘 하는) 사람. 최근에 연애를 시작했다. 그러면서 느낀 점은 내가 사람과의 관계에 대한 불안감이 높다는 것이다. 이건 친구 관계에서도 동일하다. 내가 정말 좋아하는 사람이고, 같이 있는 시간이 즐거운데도 "혹시 내가 하는 얘기 재미 없으면 말해줘" "지금 혹시 불편하진 않아?" 하고 끊임없이 확인을 한다. 과거 인터뷰 당시에 지연님이 '배려심이 강하다.'라고 말했었는데, 그 기저에는 불안감이 깔려있었던 것이다. 연애를 해보니 그게 확실히 드러났다. 지금 만나는 분이 감사하게도 저 세 가지 사항에 모두 해당된다. 또 이전에 내가 처음 만나자마자 호로록 감겼던(?) 친구들도 모두 그랬다. 그래서 또 하나 깨달은 점은, 나는 사람에 대한 호불호가 상당히 강하다는 것이다. 같이 있는 시간이 즐겁지 않고 불편하다고 여겨지면 '이 사람과 나는 맞지 않다.'고 확신을 해버린다. 물론 몇 번 더 만남을 이어갔을 때 그 생각이 바뀌는 일도 없었다. 아마 내 안의 불안 세포가 그동안의 빅데이터를 바탕으로 생존 본능을 발휘한 것은 아닐지.


양가인 "감정 표현을 미루지 않는 편인가."에 대한 답변을 새로 하겠다. 1년 전에 비해 제일 많이 변했다 느끼는 것은 감정 표현이다. 감사에 대한 감정 표현 외, 달리 표현을 하지 않게 되었다. 사회생활을 경험하며 많이 바뀌었다. 경험에서 오는 배움이 좋기도 했으나, 때로는 벅차기도 했다. 이전에는 주변 사람들 한 명 한 명을 챙기려 노력했던 것 같다. 지금은 아니고, 많이 변했다. 좋은 사람들도 분명 마주했겠지만, 어느 쪽에서는 배려를 당연히 여길 수 있다는 것도 느끼게 되었다. 먼저 진심 어린 마음을 전하는 사람들과 같이 걸어가려는 것 같다. 오늘의 내가 진심 어린 행동을 하지 않는다는 것은 아니지만, 상황과 사람에 따라 무관심하다. 사람이 현재에 만족하지 않으면 과거에 얽매인다고 했다. 지난날에는 이 말을 별로 좋아하지 않았다. 하지만 이제는 무슨 뜻인지 알 것 같다. 어떤 부분들은 한 시절의 페이지처럼 시절인연으로 두고, 오늘을 열심히 살아간다.


정하경 "가까이 하고 싶은 사람의 유형은. 그리고 자신이 되고 싶은 어른은." 이라는 질문에 답변을 다시 하겠다. 어릴 적부터 자신만의 가치관과 라이프스타일이 뚜렷한 사람을 항상 좋아했다. 콘텐츠 많은 게임 마냥 그런 사람들을 유독 더 파헤치고 싶었달까 … 요즘엔 여기에 한 가지가 더 있다. 진실한 사람. 그 진실함으로 한치 부끄러움 없이 사는 사람이 좋다. 나의 가치관과 라이프스타일은 태초부터 꽤 뚜렷했던 것 같아서 (히히) 부끄러움 없는 어른이 되려고 한다. 본인 마음 속에 단단하고 곧은 심지 앞에서 떳떳할 수 있는 사람이 되어서 나도, 남도 상처주지 않은 사람이 되고 싶다.


정동현 크게 바뀐 건 없다. 다만, 내가 이제 졸업을 해야 해서, 학/나/경 압박이 있다. 나이나 경험 같은 것들.


권재영 아직 모순을 좁혀가는 중이다. 딱히 바뀐 건 없다. 그냥 인류애가 조금 더 사라졌다.


야망백수 해가 바뀌었고, 서른이 됐다. 청약을 넣기 시작했다. 내가 세차장 위에서 궁핍하게 살고 있다는 걸 알고 있는 회사 동료가 모집 중인 청년주택 링크를 전달해줬다. 당첨 기원 요망.


이상휘 (그때는) 인생에 대한 배분(일/연애/나 등등)을 나눴었는데, 사실은 그 모든게 다 나를 위한 것이지 않았을까? 라는 생각이 든다. 나머지는 그대로다.


작성자 김지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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