계절이 가져다주는 휴식기

비시즌엔 나도 나를 돌보자

by 이문희


겨울엔 가급적 바이크를 운행하지 않는다.


아무리 두꺼운 옷을 입어도 손끝, 발끝부터 뚫고 들어오는 한기에 오랜 시간 노출되면 복귀해서도 3일은 컨디션이 영 좋지 않기 때문이다.


이 시기엔 주로 그동안 미뤄 두었던 정비를 몰아서 한다.


소모품부터 시작해서 전체적으로 큰 문제는 없는지 살펴본다.


오토바이의 안전이 곧 내 신체의 안전과 직결되기 때문이다.


점검이 끝난 오토바이를 잘 봉인해 두었다가, 날이 풀린 봄시즌이 오면 컨디션 완벽한 바이크와 함께 개운한 마음으로 시즌온 불을 켤 수 있다.






나는 요즘 근무처 사정으로 3일째 쉬고 있다.

겨우 3일 쉼표인데도 마음이 이상하게 불편하다.


할 일을 덜 한 것 같고, 쉬는 시간이 생겼는데도 아무것도 하지 않는 나를 보면서 조급함에 시달린다.

책을 안 읽으면 할 일을 미뤄둔 것 같고, 글을 쓰지 않으면 내 꿈으로부터 멀어진 것 같다.








며칠 전 지인과 가까운 근교의 커피숍을 다녀왔다.

지인이 해주었던 말이 문득 생각난다.


"아들과 제주도 다녀오느라 비행기를 탔는데요."

"앞에서 승무원이 안전수칙을 설명해 주더라고요."

"산소마스크 사용법을 설명해 주는데..."

"본인이 제일 먼저 산소마스크 착용하라고 알려줘요."

"그 다음에 약자, 노약자, 어린이를 도우라고 해요."

"나를 먼저 돌봐야 해요."






그래도 나는 오늘의 최대업적 몇 가지를 이루어냈다.


- 제일 하기 싫은 운동을 오전에 끝냈다.

- 책도 꾸역꾸역 몇 장 읽었다.

- 과일가게 사장님이 자꾸 과일을 꽁으로 주셔서 나도 선물을 드리고 왔다.

- 결국 오늘도 브런치에 글을 발행했다. 헷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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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요일 연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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