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브런치북 인생에 한번쯤은 요기니처럼 12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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계정을 잊어버리셨나요?

by 바유 Feb 21. 2023

요가원에 있는 이상하고 신기한 물건들

호기심과 관심은 당연한 것

요즘 나는 요가원에 가장 먼저 도착한다

시간이 임박해서 헐레벌떡 들어가는 날도 있었던 것 같은데, 지금은 언제였는지 잘 기억나지 않을 만큼 요즘은 계속 수업 시작 시간보다 항상 일찍 가서 고요히 스테이하는 시간을 꼭 갖게 된다.

그렇게 하면 이동 중에 운전하면서 느꼈던 번다함이나 거친 호흡을 잠시나마 차분하게 가라앉을 수 있는 시간이 주어지기 때문이다. 10분이나 15분 정도 일찍 가서 있는다고 나 혼자서 아사나를 더 열심히 연습해 보거나 하진 않는다. 그저 가만히 앉아서 잠시나마 호흡에 집중해 보는 시간을 갖곤 하는데 오늘은 나의 시선이 요가원 곳곳에 머무르게 되었다.

요가 매트가 놓여있는 곳은 총 3군데인데

창가 쪽에 공용매트가 있는 곳이 눈에 가장 먼저 띈다.

코로나 때문인지 공용매트를 사용하기보다는 각자 개인매트를 챙겨 와서 따로 보관함에 넣어둔 다음 늘 그것만 쓴다. 그래도 사람들은 자기 자신만 쓰는 매트인데도 소독약을 열심히 뿌리기도 하고 물티슈로 열심히 닦기도 한다. 나도 처음엔 주변 사람들처럼 따라서 소독용 물티슈로 열심히 닦아 보았지만 그것도 나중엔 귀찮아서 하지 않고 있다.

반대쪽 벽면에는 선반과 액자가 있는데

누구인지 알 수 없는 이상한 사람의 기이한 포즈의 흑백사진이 가장 가운데 진열되어 있었다

이 사람이 정확히 누군인지 잘은 몰라도 아쉬탕가 요가의 창시자이거나 아님 현재 가장 영향력 있는 요기니이거나 둘 중에 하나가 아닐까?라고 혼자 유추해 본다.

선반 사이사이에는 사찰에 있는 불상들처럼 뭔가 신격화되어 있는 오브젝트들이 있는데

함부로 만지면 안 될 것 같은 느낌이 들어서 멀찌감치서 눈으로만 감상했다

요가는 어떤 신神을 믿는 것은 아니다.

신을 만난다는 뜻은 내 안에 있는 바로 진정한 "자신"을 만난다는 의미이다.

요가에서 신을 만난다라는 표현이 있는데 이것은 나라고 하는 작은 우주(사고방식, 세계관)에서 벗어나서 보다 더 높은 고차원적인 나로 향해가는 것을 말한다. 요가에서 말하는 신은 우리가 일반적으로 알고 있는 종교에서 말하는 창조주, 유일신의 개념이 아니다. 그것은 인격신의 개념으로 내 안에 잠재되어 있는 가장 고차원적인 나를 가리킨다. 결국 요가에서 신성을 만난다라는 말의 뜻은 자신의 에고에서 벗어난 자기 객관화의 절정인 상태를 말하는 것이다.

처음엔 이 조형물을 보고 이상한 종교단체인가? 싶어서 이 조형물 근처에 가는 것조차 괜스레 조심하는 마음이 들기도 했었는데 요가를 하면 할수록, 조금씩 요가를 통해 내 안에 있는 나 자신과 만나는 시간이 많아지면 많아질수록 이런 형상들은 그저 형상일 뿐, 중요한 것은 진짜 내 안에 있는 "자신"을 향하여 다가가는 것이라는 걸 알고 나서부터는 큰 거부감 없이 바라보게 된다. 하지만 여전히 아직도 이런 조형물 속에 등장하는 인물이나 동물의 포즈는 기이하고 경이롭게 느껴져서 신비로운 마음으로 바라보게 된다

이건 싱잉볼이라고 하는 것.

예전에 정유미가 TV 프로그램 여름방학에 가지고 나왔을 때 유심히 봤던 기억이 난다

이 동그란 그릇을 툭 치면 맑은 소리가 은은하게 나는데 명상할 때 사용한다고 한다.

싱잉볼의 진동으로

명상뇌파로 세타파의 상태로 빠르게 동기화시켜

자세의 압박으로부터 해방시켜준다고 하는데

나도 하나 사서 집에 둘까 진지하게 고민 중이다

살아가면서 명상의 필요성과 중요성을 더 깊이 느끼고 있기 때문이다.

이 요가원의 남자 원장 선생님을 만났다면 이 코너에서 궁금한 것들에 대해 이것저것 질문 폭탄을 던졌을 텐데 선생님은 얼마 전 인도에 다녀오신 뒤로 얼굴을 보기가 더욱 어려워졌다. 새로 오신 젊은 여자 선생님만 자주 만나고 있는 요즘이다. 오늘은 요가원에 일찍 도착해서 내부를 찬찬히 둘러볼 수 있는 여유가 있었다. 내가 좋아하고 사랑하는 것들에 점점 더 깊은 관심과 애정이 느껴지는 하루였다.

그림처럼 따라 해 보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