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의 고양이, 포도.
나무 아래에 묻힌 지 3년이 되었고 포도는 이제 나무가 되었을 거다.
포도 이야기로 소설을 쓰고 있으니 요즘은 온통 포도 생각뿐이다.
그는 나의 집
언제나 돌아갈 수 있는
그곳이 집이라면
그는 나의 집이다
길 모퉁이에서 반기는
밥 짓는 냄새
반쯤 열어둔 그의 마음
서로의 눈이 깜빡이면
안심의 신호를 건너
그에게 돌아간다
머리를 비비고 가르릉
밀린 집세를 타박하지 않고
그는 늘 문을 열어 두었다
다행이다 얘기해 주는
그가 있어서 얼마나 다행한지
그는 나의 집
그의 마당에
뿌리를 내린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