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점 투시 그림 그리기
미술 작업에 '투시 원근법'을 적용할 때는 먼저 '기하 원리의 이해'라는 토양이 있어야 합니다. 그 이해가 없으면 감각에만 의존할 수밖에 없는데, 작업 시에 자주 경험하게 되는 실패에서 '실패 원인'을 찾기 어렵습니다. 분명 실패의 경험이 쌓여 더 좋은 작품을 만들기도 하지만, 그 힘겨운 과정을 단축시킬 수 있는 방법이 있는데, 굳이 먼 길을 돌아갈 필요는 없습니다. 다시 말해, '기하학적 이해'를 가진다면, 실패의 원인을 어렵지 않게 찾을 수 있고, 더불어 완성도 역시도 향상할 수 있습니다.
그런데, 그림을 잘 그리는 이들과 대화하다 보면, 대체적으로 '원근법'은 알면서 '기하학'은 모르는 경우가 많습니다. 단순히 '미술가라면 기본적으로 알고 있어야 할 상식' 수준으로 아는 것입니다. 즉, 그림 그릴 때 '이론은 알지만 적용은 원리적이지 않다'는 것입니다. '상식 수준의 이론'과, '쌓인 경험'과, '타고난 감각'의 복합으로 작업을 지속하는 것입니다.
사실, 필자도 오랜 세월 그렇게 그려왔기 때문에 언급하는 것이고, 또 그런 상태가 굳이 문제가 된다고 단정할 수도 없습니다. 굳이 몰라도 그림 그리는데 별 문제없고, 또한 무엇보다도 그림에 있어서 중요한 것은 '재미'이기 때문인데, '어려운 어떤 원리를 알아간다는 것'은 사실 재미있어 보이지 않고, 심지어 지루하고 필요 없어 보이기도 합니다. 그러나, 어떤 원리, 이 경우 '기하 원리'를 '상식 수준 이상으로 알게 되었을 때' 얻게 되는 '미술의 재미'는 '작업의 재미'와는 비교할 수 없이 큽니다. 때문에, 필자의 아들과 딸을 비롯해, 미술가로의 뜻이 있는 독자라면 누구나 기하학을 마스터하길 바라는 마음입니다.
이런 말을 하면, 거의 반사적으로 '그래서? 그림은 어떻게 그려지는지?'라는 물음이 있게 되고, 그에 대한 대답이 될 예시를 무엇으로 할까 고민했습니다. 아무리 생각해 봐도 기차만큼 좋은 아이템은 없을 듯했는데, 개인적으로 '증기 기관차'는 상당히 좋아하는 아이템이기도 합니다. 필자가 어렸을 때는 '은하철도 999'를 좋아했고, 아들은 '기관차 토마스'를 좋아했습니다. 그런 이유도 있고, 또 그림을 잘 그리고 싶어 하는 아들을 위해서 이 작업을 하는 것이기도 해서 '증기 기관차, Big boy 4014'를 '3점 투시도'로 그려봅니다.
공간 투시와 사물 투시
'3개 소실점과 '관찰자의 시점' 사이에 형성된 공간, 곧 '기하 사면체[삼각뿔] 공간'이 '3점 투시도 공간'입니다. 그런데, 사물의 원근이 있는 공간에서 흔히 '하나의 소실점'을 더 표시하거나 언급하지 않지만, 사실 '관찰자가 보는 공간'에는 1점 투시도의 '공간 소실점'이 하나 더 있습니다. 예시에서는 초점 위치로 잡은 '2개의 수직-수평 붉은 색선의 교차점 위치'입니다. 즉, 1점 공간 투시도 안에 1점, 2점, 3점 '사물 투시도'가 들어 있다는 것입니다.
그리고, '사물이 차지한 공간'을 볼 때, 각 방향의 소실점이 '얼마나 멀리 있는지' 보는데도 이 그림이 활용됩니다. 그러나, 실제에서는 이 예시보다 더 멀리에 있습니다. 그리고 '사물의 원근'은 '공간 육면체를 이루는 실선 기울기'로 관찰해 그릴 수 있습니다.
소실점과 투시 실선 관찰
기하 원리를 알아가는 데 있어서 필요한 하나를 먼저 소개하면, 그리고자 하는 '사물의 '공간 육면체'를 보는 눈'을 연습시키는 것입니다. 당연히 훈련되지 못한 눈은 소실점이나 공간 육면체를 볼 수 없지만, 그 눈이 좋아지면 '소실점 위치'가 얼마나 멀리 있는지 눈으로 쉽게 인식하게 되는데, 이어서 '공간 육면체 실선의 기울기'와 '눈높이선'과 '중심선'을 찾는 것도 어렵지 않게 됩니다.
예시에서 '좌측 수평 소실점'은 기관차 근처에 있지만, '우측 수평 소실점'은 아주 멀리 있습니다. 그런데 상향 소실점은 원래 레퍼런스에서 거의 대기권에 이를 정도로 멀리 있었습니다. '상향 소실점이 가시거리 밖에 있었다는 것'을 달리 말하면, '소실점이 조금 더 멀었다면 '기관차는 2점 투시도'였다는 것입니다.
실제 관찰에서도 '중심선의 우측의 세로 실선'은 분명하게 소실점을 향하는 기울기가 있었지만, '좌측 세로 실선'은 '수직'이었습니다. 그 말은 '관찰자의 위치' 곧 '눈 중심선'이 기관차 좌측면 어딘가에 있다는 뜻입니다. 다시 말해, 기관차 우측면의 '세로 기울기 역시 수직으로' 바꿔도 별 문제없다는 말입니다. 그러므로, '모든 수직 실선'이 평행인 '2점 투시'로 그리는 것이 더 원리에 맞아 보였습니다.
그러나 반대로, '우측면 기울기'에 맞춰 좌측면 기울기를 조정해 분명한 '3점 투시로 완성'하면, 기관차의 육중한 '무게감'과 '규모감'을 배가시킬 수 있어 보였습니다. 때문에, 3점 투시도를 시각적으로 더 강조하는 방법으로 '좌측 세로 실선의 기울기'를 실제보다 더 기울어지게 수정하면서 '상향 소실점'을 쭉 끌어내렸습니다. 그래서 상향 소실점도 화면에 담을 수 있게 된 것입니다.
달리 말하면, '2점 투시도와 3점 투시도 사이에서 애매할 때, 둘 중 하나를 선택해 변화를 줄 수 있다'는 것입니다. 1점 투시의 특성은 '평면성이 강하다는 것'입니다. 또 2점 투시도는 '1점 투시보다는 입체감이 좋지만, 3점 투시보다는 약합니다.' 즉, 2점 투시 보다 '3점 투시로 그리는 것이 원근 표현에 좀 더 효과적'이어서 공간감, 입체감에 더불어 '규모감' 역시 더 잘 살릴 수 있습니다. 결론적으로 말하면, 투시 실선을 조율함에 있어서 먼저 봐야 할 것은 '공간 육면체'입니다.
공간 육면체 그리기
대체적으로, 하나의 소실점 곧, '1점 투시 소실점' 외에 나머지는 가시 범위 밖에 있는 경우가 많습니다. 또, 예시와 같이, 한쪽 면[좌측면]의 폭이 좁아서 투시 실선의 기울기가 확연한 경우는, 그 면이 향하는 소실점이 본체와 가까이 있습니다. 예시와 같이 화면 안에 있다면 원근법 적용은 더 쉬워집니다.
곧, '한 소실점의 위치를 화면에 지정할 수 있고, 높이가 특정되면, 곧바로 '눈 높이선'을 그을 수 있습니다. 그 수평선의 높이가 기준이 되어 모든 투시 실선의 기울기 기준이 될 '공간 육면체'도 그릴 수 있게 됩니다. 그리고, 멀리 있는 다른 소실점은 크게 고려할 것 없이, 바로 '면 분할법'을 적용해 '나머지 소실점의 방향'과 '실선 기울기'를 특정할 수 있습니다.
언급한 대로, '소실점의 높이' 즉, '눈높이 설정'이 제일 먼저 할 일인데, 그 방법을 살펴봅니다. 예시된 그림에서는 기관차 좌측면의 '소실점 위치 확인'이 금방 되어서 '눈높이 설정'도 어렵지 않지만, '두 개의 2점 투시 소실점' 즉, 지평선 상의 '좌 또는 우측의 소실점'이 아닌, 위-아래 '3점 투시 소실점[상향 소실점]'이 사물과 가까운 경우'라면 예시와 같이 쉽지는 않습니다. 그 경우를 비롯해서, 소실점 위치 특정이 어려운 여러 경우가 있는데, 그런 경우는, '소실점 높이를 찾을 것'이 아니라, '면 분할법에 있는 한 원리'를 대상에 적용하는 것이 편합니다. 즉, '윗면-아래면이 좁아져 선'이 되는 위치를 찾으면 됩니다. 그 높이에 수평선을 그으면 '눈높이 선'이 되고, 그 선상에 '초점'과 '1점 투시 공간 소실점'이 있습니다.
'소실점 높이' 또는 '면 분할법'으로 '눈높이를 특정해 수평선을' 그었는데, 그런데 '세로 수직선' 즉, '눈 중심선'은 찾기가 더 어려운 경우가 많습니다. '눈 중심선'은 근본적으로 '초점' 곧 '관찰자의 두 눈의 시선이 만나는 지점'에 세로 수직선이 그어지는데, 사물에서는 그 선이 '선이 아닌 범위'로 관찰되기 때문입니다. 그 범위 중심에 '중심선 위치'가 있지만, 그 '시선이 닿는 한 점'을 지정하기가 애매한 것입니다. 때문에, 필자 역시 귀찮을 때가 많아서 대충 위치 확인하고 그냥 그어 버립니다. 그리고 작업 과정에서 조금씩 수정합니다.
그렇게 해도 되는데, 원리를 살피기 위해 기하적으로 설명하자면, '사물의 중심'은, 사물의 좌-우측에 있는 '두 개의 2점 투시 소실점을 잇는 수평선 상'에 '관찰자의 시선'이 닿는 한 점입니다. 곧 지평선 상에 '두 소실점과 관찰자 시점을 잇는 삼각형'이 그려지고, '지평선인 삼각형의 한 변'에 '관찰자의 위치점'이 '직각으로 닿는 점'이며 그 점에 수직선을 그으면 '눈중심 선'이 되는 것입니다. 예시 그림에서는 붉은 수직선입니다.
이제 실제로, '기관차의 공간 육면체'를 그려 봅니다.
대체적으로 '3점 투시 사물'의 두 소실점은 눈높이 선상 좌-우에 있고, 위나 아래에 또 하나가 있습니다. 예시 기관차의 경우는 위에 소실이 있어서 상향 구도가 됩니다. 그리고 이 그림을 그릴 때는 예시와 같이 소실점을 먼저 찾아 3점 투시를 맞춘 후에 기관차를 그린 것이 아니라, 기관차의 공간 육면체를 '면 분할법'으로 그린 후, 기관차 그림을 그렸습니다. 때문에 이어지는 과정은 '작업 과정'과 거의 동일합니다. [설명을 위해 '실제 과정과 다른 언급'도 있습니다.]
과정을 보면, 먼저 '기관차 좌측면에 있는 소실점'에 의해 '눈높이 선'과 좌측 소실점을 향하는 '투시 실선들'을 쉽게 그릴 수 있었습니다. 그다음, 기관차 앞면의 좌-우 폭, 위-아래 폭을 특정합니다. 기관차를 잘 관찰해서 앞면 좌우에서 가장 많이 돌출된 부위를 찾고, 두 개의 수직선을 그어 표시가 되도록 합니다. 그리고 그 수직선을 기준선으로 해서 '우측 투시 실선의 기울기'와 '상향 투시 실선을 기울기'를 조절했고, 그 과정에서 '기관차 앞면 4 개의 교차점 위치'를 번갈아가며 찾았습니다.
그렇게 만들어진 앞면을 기준으로 기관차 '좌 측면의 소실점'과 '투시 실선 기울기'를 재검증했고, 다시 상향 실선과 우측 실선들도 검증하면서, 가려져 안 보이는 안쪽 실선도 찾아 나머지 세 면의 실선도 그렸습니다.
그러나, 그려진 공간 육면체가 정확하게 그려졌다고 생각하진 않았습니다. 작업 중 원근이나 기울기 문제가 생기면 언제든지 공간 육면체를 수정해야 한다는 것은 이미 여러 경험으로 알고 있었습니다. 그러나 기관차의 세부 구조를 고치는데 필요한 경우에만 고쳤고, 기준 실선으로써 문제가 없는 경우는 문제가 발견되어도 그냥 놔뒀습니다. 완성되면 모든 투시 실선을 지울 것이기 때문입니다.
그 과정이 더욱 익숙해지면 눈에 분명히 관찰되는 대표적인 기울기 실선 몇 개만 그려도 어렵지 않게 원근에 맞는 그림을 그릴 수 있습니다. 그러나 기관차의 경우는 규모감을 미리 보기 위해 공간 육면체를 먼저 그렸던 것입니다.
'투시 실선'만으로 그리기
'공간 육면체 그리기 과정'은 건너 띄고, 사물 관찰에서 가장 분명하게 보이는 '실선 기울기 몇 개'만 사용할 때의 예시입니다. '수직 눈 중심선을 기준'으로 세 방향을 향하는 투시 실선을 두 개씩 그려 줍니다. 그리고, 그 실선 기울기에 맞춰 모든 세부 기울기들을 맞춰 나가면서 '증기 기관차' 그림을 완성할 수 있습니다.
완성될 때까지 틈틈이 주의해서 확인해 줘야 할 것은 '실선 하나하나의 기울기를 볼 것이 아니라', 3점 투시도 공간, 즉 삼각뿔 모양의 공간을 자주 봐줘야 한다는 것입니다. 즉, 소실점 위치가 눈높이 선에서 벋어나지는 않았는지를 확인하는 것입니다.
단순화 된 이 과정은 공간 육면체 그리기 훈련이 미흡하면 어려움이 많습니다.
'Union Pacific'의 '4014' Big Boy는 세계 최대의 증기 기관차입니다. 1941년에 만들어져 1959년 퇴역했는데, 60년 만에 다시 복원되어 2019년부터 다시 미국 대륙을 질주하고 있습니다. 언젠가는 꼭 그 열차를 타고 여행하고 싶습니다.
그런데, 'Big Boy'라는 별명을 들었을 때, 대 일본 제국, 히로시마에 떨어져 '군국주의'를 무너뜨린 'Little Boy'가 연상되었습니다. '맨해튼 프로젝트'가 1942년에 시작되었다고 하니까, Big boy가 몇 살 더 많습니다. 그런데 빅보이나 리틀보이나 '기동 원리'는 동일합니다.
아인슈타인이 만든 ‘E=mc²‘이라는 공식, 즉 '물질을 에너지화' 하는 공식인데, 그 공식대로 '많은 석탄'을 태우는 열은 증기 기관차를 기동 시키고, '우라늄 235의 64kg'은 그 폭발로 히로시마를 평탄하게 만들었습니다. '우라늄 1g'이 '석탄 3톤'의 에너지라고 하니 '에너지 역사의 흐름'이 어쩌면 '전쟁의 역사' 보다 더 무서운 것 아닐까 생각해 봅니다. 석탄과 석유, 가스를 태우면서 냉-난방을 하고 차를 몰면서 땅은 불길 속으로 점점 더 가까워지는 듯 불안을 느끼곤 합니다. 그런 잡생각 때문에, 천연 재료인 나무나 숯을 태워 고 효율 난방을 하는 기술은 없을까 라면서, 뻔한 생각도 해봅니다.
그런데, '에너지를 물질화시키는 공식'은 만들 수 없는지 궁금합니다. 만들 수 없을 것 같습니다. 그 공식이야 말로 궁극적으로 '무[nothing]에서 유[something]의 창조' 곧 '창조주의 영역'이기 때문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