낮에는 회사에 다니고, 밤에는 글을 쓴다. 회사원과 작가 중 어느 게 본캐고, 어느 게 부캐는 아니다. 회사에서 돈을 벌고, 작가로서는 돈을 못 벌지만, 둘 다 돈을 벌기 위해서이다. 회사는 지금 당장 우리 가족 밥 먹고 살기 위해 다니고, 작가로서 글쓰기는 언젠가 내가 하고 싶고 가정 친화적인 일을 하며 밥 먹고 살기 위해 한다. 내가 정의하는 현재 나의 정체성은, 나에는 회사원 밤에는 작가이다.
그런데, 글쓰기가 쉽지 않다. 낮에는 회사 일을 해야 한다. 밤과 주말에 집에서는 아내 에미마와 아들 요한이와 시간을 보내며 놀아야 한다.
수원과 서울을 오가는 출퇴근 길 전철에서 글을 써야 하는데, 아침에 출근할 때는 잠이 덜 깨, 잠에 취해 졸면서 가고, 밤에 집으로 돌아올 때는 네이버 VIBE 스트리밍 앱으로 음악을 들으며 밀리의서재에서 eBook을 보거나, 유튜브나 넷플릭스 보며 온다.
언젠가 회사 안 가고, 아내 에미마와 아들 요한이가 있는 집에서, 글 쓰는 직업 작가가 되겠다고, 아내 에미마와 아들 요한이와 놀아주지 않고 글을 쓰면, 아들 요한이는 울고 아내 에미마는 삐져서 말을 하지 않는다.
그러니 글을 쓰려면 출퇴근 길 전철에서 폰으로 쓰거나, 아니면 밤과 주말에 아내와 아들과 먼저 시간을 보내며 놀아주고, 남는 시간에 글을 써야 한다.
또한, 글감을 찾을 충분한 시간과 여유가 없으니, 낮에는 회사에서 일을 하며 글감을 찾고, 밤과 주말에는 아내와 아들과 시간을 보내며 글감을 찾아야 한다.
내가 아들과 놀아주는 것보다 아내가 더 잘 더 편하게 놀아줄 텐데, 아들에게는 아빠가 놀아주는 것은 또 다른 재미가 있나 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