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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서영 Sep 30. 2023

모린후르* 듣는 밤

               

몽골에서 함께 온 아내 먼저 떠나보낸 

사내의 팔뚝은 모닥불에 그을린 흔적

무릎에 울림통 끼고

울음을 연주한다


퉁퉁 부은 유목의 발

고비사막 건너와서

가리봉동 공장에 발목을 심은 사내

축축한 눈망울 속에 게르가 펼쳐진다  

    

수염에 고드름 달고 말 달리던 바이칼호

튕기는 두 줄에서 발굽 소리 들리면

피멍 든 손톱을 들어 

초원의 별 더듬는다     



*모린 후르 : 두 개의 현을 가진 몽골 전통악기, 마두금(馬頭琴)이라고도 부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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