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찐개찐

by 은조

따뜻함 속에 무뚝뚝함과 냉정함이 배어있는 사람이라고

생각이 들면서도 나에게 주는 따뜻함이 더커 차가움을 잘 느끼지 못하며 살아가고 있던 어느 날 남편이 나에게 말했다.

- 장모님 냉정하신 거 같아


기본적으로 무뚝뚝한 모습으로 비치는 엄마, 그리고 나.

애교라고 하면 정말 요리조리 살펴봐야 가끔씩 찾을 수 있기도 하니 그렇게 느껴지며 보이는 게 당연한 것일 수도-


그래도 나는 엄마보다 덜 무뚝뚝하고 더 애교도 많다고 생각하며 살아왔는데 오늘 내 모습에서 엄마를 발견했다.

하긴, 엄마의 울타리에서 자란 내가 별반 다르기야 하겠느냐만은-


역시나?! 아이들을 대하면서 발견하게 되었다.

나는 당연히 우리 아이들을 너무 사랑한다.

내 목숨이고 내 인생의 전부이다.


그렇지만 어느 순간 아이들이 말을 안 들을 때면 내 마음의

주장이 커지는 게 느껴졌고 아무리 사랑하지만 싫은 부분까지 넉넉히 사랑으로 품어줄 수 없는 사람임이 드러나기 시작한 것 그러다 생각이 들었다. ‘ 나도 냉정한 인간이구나 ‘


사실 가끔이지만 엄마에게 느껴지는 그 냉정함이 싫었다.

많은 횟수로 들었던 ‘인연 끊고 살아’

가족이지만 싸우고 살다 보면 그런 이야기는 들을 수 있고

할 수 있다고 말이라고 인식하고 살아가던 중 결혼하고 나서 알게 되었다.

가족끼리도 절대 하지 않아야 한다는 말이란 걸-


내 아들은 아니지만 내 아픈 손가락은 나랑 위로 8살 차이 나는 친오빠이다. 그리고 실제로 친오빠와 엄마는 연을 끊고 살아가고 있다. 첫 삐그덕의 시작은 엄마의 재혼이었고 서서히

틀어질 대로 틀어지며 어느 누구도 자신의 뜻을 굽히지 않고 서로를 이해하고 인정할 수 없게 되자 정말 연은 끊어졌다. 생각보다 쉽고 빠르게-


꼬장 부리는 아들에게 냉정하는 대하는 스스로를 발견하면서 오빠와 엄마가 보였다.

내가 싫어하는 장면들이 떠올랐고 싫었으면서도 그렇게 하고 있는 내가 더욱 싫어졌다.


냉정 함이라는 한 단어 속에는 많은 성격들이 숨어있다.

때론 남보다 못하게 대하고 때론 회피하고 때론 버리는 것.


내 인생을 기억할 수 있는 순간부터 아빠의 빈자리를 누구보다 최선을 다한 엄마에게 느껴지는 냉정함은 나를 더 서글프게 만들었는데 나 또한 살아가다 보니 때론 냉정함이 필요한 순간들이 많다는 것을 깨달은 순간이 온 것이다.

그리고 또 하나 깨달은 사실은 그런 연약함 속에 강한 마음이 있어 꽤 오랜 시간 홀로 우리 남매를 키울 수 있었구나-


그렇지만 나는 아이들에게 끊어질 수도 있는 게 가족이라는 막연한 마음을 심어주고 싶지 않다. 그런 감정으로 가족이라는 울타리 속에서 함께하고 싶지 않다.


나는 그럼에도 우리는 무조건 함께한다라는 전제로 살아가고 싶다. 남편에게는 ‘우리’라는 끈끈함이 가득 들어있다

그 넘치는 마음이 좋고 그 넘침 속에 나의 불안한 마음이

묻혀감을 느끼며 함께하고 싶었다.


그리고 여전히 남편을 볼 때마다 생각한다.

나도 불안이 낮은 사람이 된다면, 나도 감싸줄 수 있는 사람이 된다면.


그런 엄마가 되려면 그렇게 되려면 스스로의 불안을 먼저 들여다보고 감싸줘야겠지.


그게 먼저겠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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