면접 볼 때 가장 내 마음을 사로잡았던 말, 그 사로잡힘 그대로 이끌리듯 출근하겠다고 마음을 정하게 된 이유엔 현재 근무하는 대부분 모든 사람들이 장기 근무자들이라는 것이었다. 그것도 15년 이상, 20년 넘은 사람도 있다는 것.
한 곳에서 오래 일하는 것이 가장 큰 소망이었으니 꽤 많은 사람들이 있는 이런 곳에 이토록 꽤 오랜 사람들이 지속적으로 일을 하며 버티고 다닐 수 있는 이곳은 도대체 어떤 느낌이고 어떤 시스템일까?! 궁금하지 않을 수 없었고 나도 이런 곳에 소속되어 장기 근무자에 속하고 싶은 마음을 살짝 품어봤다.
그렇지만 사실 산부인과라는 곳은 생각조차 해보지 못했기에 너무나도 낯설면서 생소해 망설임이 없었다면 거짓이지만 장기 근무자의 매력은 그 낯섦을 뛰어넘는 더 큰 매력으로다가 왔고 난 그렇게 망설임을 뒤로하고 어느샌가 첫 출근길에 나서고 있었다.
첫날, 언제나 열고 들어가는 그 입구의 문이 익숙해 질까? 첫 발걸음의 문고리를 잡기가 역시나 너무 불편했지만 면접 보던 그날처럼 쉼 호흡 한번 푹 내쉰 뒤 들어섰다.
장기근무자들이 있는 곳답게 노련미가 풀풀 넘치는 두 명의 어른들이 이른 시간부터 벌써 데스크에 앉아 나를 맞이해 주었고 첫 출근이라는 나의 말에 옷 갈아입는 곳을 알려주며 유니폼 있는 곳을 열어주며 갈아입고 나오라며 자리를 비켜주었다.
말하지 않아도 수많은 사람들이 왔다 떠났다는 걸 직감할 수 있듯 옷장 속 옷걸이엔 여러 사이즈 많은 유니폼들이 걸려 있었고 그 유니폼엔 오랜 세월을 느낄 수 있듯 사이즈 쓰여있는 라벨이 다 지워져 있어 이게 무슨 사이즈인지 알 수 없어 결국 하나씩 입어보고 대보며 최대한 나에게 맞는 것으로 맞춰 입는 수고를 해야 했다.
쉽지 않던 첫 출근의 시작, 처음은 데스크 업무였다.
나의 양 옆엔 그 노련미 넘치는 두 분의 어른들이 있었고 가운데 껴서 그들이 하는 것들을 지켜보는 것으로 하루를 보내야 했다.
아주 사적인 이야기부터 지극히 공적인 일들까지 어느 하나 알아들을 수 없는 이야기들로 이루어진 공간에서 자꾸만 작아지고 계속해서 물음표가 쌓여가던 하루.
그래, 처음이니까 첫날이니까 그럴 거라 스스로를 다독이며
할 수 있을 거라 다짐하며 퇴근 시간을 맞이하는데.. 어라? 정시 보다 더 빨리 끝내주는 게 아닌가? 심지어 아침엔 긴장되어 인지하지 못했지만 퇴근하고 도착해 보니 집까지 10분 거리네... 이렇게 좋을 수가..
그리고 더 좋았던 건 퇴근 후 집에 도착해 하루를 돌이켜보니 전에 직장에서 느꼈던 기분더러움을 더 이상 느끼지 않고 있다는 것을 알게 되었다. 음,, 괜찮은데?! 그것만으로 대만족