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림 : Dottie Kim 글 : Mama Lee
모든 포유류는 색명이다. 다만 인간을 포함한 영장류만이 유일하게 붉은색을 인지한다.
공룡이 지배하던 시기에는 거대한 지배자를 피해 밤에만 움직였기 때문에 붉은색을 인지할 필요가 없었다.
살아남기 위해 밤낮으로 움직여야 했던 인간은 한낮의 빛을 받아들여, 휘황찬란한 가시광선을 모두 인지하게 되었다. 인간과 함께 사는 개와 고양이는 여전히 단조로운 세상을 살고 있지만.
하늘 높이 비행하며, 지상의 먹이를 찾고, 장애물을 피해 포획해야 하는 조류의 시력이 가장 발달했다.
타조는 시력이 25.0으로 42.5m 거리에서 개미의 움직임을 파악할 수 있다.
매의 시력은 9.0으로 나무 위에서 땅에 2mm밖에 안 되는 벌레의 움직임을 파악할 수 있다.
새의 시각 스펙트럼은 가시광선 외에 자외선까지라 지구의 파장을 눈으로 읽어내며, 계절에 따라 서식지를 옮기는 철새 생활이 가능하다.
개는 흑과 백만을 구분하여 흰 눈이 내리면 유난히 좋아한다는 말이 있지만, 사실은 파란색과 노란색도 구별한다. 개는 시각과 후각을 융합한 판단으로 사물을 인지하고, 상황을 판단하며, 사람의 시야가 180도 인 데 비해, 250도의 시야를 갖고 있어, 위험과 공격으로부터 스스로와 사람을 보호한다.
고양이는 조리개처럼 낮과 밤에 지각되는 빛의 양을 통제한다.
포유류 중 가장 눈이 큰 말은 흑백의 세상을 인지하지만 350도 시야로 엄청난 속도로 달리면서도 장애물을 파악하고 대비할 수 있다.
시력과 시야는 그저 보이는 것이 아니라, 생존을 위한 행동을 이끄는 강력한 무기이다.
그래서 더 많이 보고, 더 다양하게 보며 좁은 시야를 넓히고, 낮은 시력을 높이고, 가시광선 넘어 보이지 않는 색채를 파악해야 한다.
위험을 인지하고, 피하고, 기회를 포착하여 살아남기 위해서 21세기에도 시각적 인지를 강화해야 한다.
역사와 전통의 장소를 직접 방문하고, 유명 여행지를 찾고, 미술관, 박물관을 찾는다.
교육 기관은 시각적 인지의 증거로 방문 후기를 작성하는 숙제를 주기도 하고, 전통적인 학교 수업 대신 여행의 경험을 하면 “체험 학습”으로 인정해 준다.
시각적 경험은 글씨로 쓰이고, 눈으로 다시 읽히는 2차, 3차 되풀이로 경험의 강도를 강화한다.
인간의 부모에게는 경험의 시력과 시야를 넓히는 것이 미래의 생존에 도움이 된다는 강력한 믿음이 있다.
그래서, 기꺼이 시각적 인지 강화를 위한 비용과 시간을 지불한다.
더 많은 경험이 더 강력한 생존 무기가 될 것임으로.
생명을 깔아뭉개는 공룡은 멸종했지만, 공룡보다 더욱 거대하고, 위험한 환경 속에서 살아남게 하기 위해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