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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반 파르마코브스키

타임스 플로우

by 핫불도그

Ivan Farmakovsky(1973~)

ivan.JPG 이반 파르마코브스키 (사진: Diana Kondrashin)

1973년 러시아 모스코바에서 태어난 재즈 피아니스트 이반 파르마코브스키는 5세 때부터 클래식과 재즈를 배웠습니다. 1988년 그네신 음대의 재즈학과에 입학하여 재즈 피아노를 공부하였고 1994년 러시아의 젊은 뮤지션들을 대상으로 하는 로스토프 재즈 경연에서 우승하였습니다. 24세가 되던 1997년에는 벨기에에서 열린 유럽 재즈 컨테스트에 참가하여 우승을 하였습니다. 이후 파르마코브스키는 러시아를 대표하는 색소포니스트 이고르 부트만(1961~)이 이끄는 쿼텟과 빅밴드에 참여하게 됩니다. 또한 러시아를 방문하는 대부분의 재즈 명인들의 연주에 참여하며 커리어를 쌓았습니다. 35세가 되던 2008년 자신의 밴드를 만들어 활동합니다.


파르마코브스키는 2009년 데뷔 앨범을 발표하였습니다. 그의 초기 세 앨범은 러시아 재즈를 만끽할 수 있습니다.

2009년 1집: <Next To The Shadow>

2010년 2집: <The Way Home>

2010년 3집: <Epic Power>

1집은 퀸텟 작품이고 2집은 색소폰과 리듬섹션 트리오로 이루어진 쿼텟이며 트리오 편성인 3집은 크리스찬 맥브라이드(베이스)와 잭 디조넷(드럼)이 참여하였습니다. 3집 이후 파르마코브스키의 앨범 목록은 확인할 수 없지만 그의 초기 작품만큼이나 뛰어난 라이브 앨범이 10년의 간극을 두고 세상에 나오게 됩니다.

이반 파르마코브스키 이반 파르마코브스키

2020: 에픽 파워 쿼텟 <Time's Flow>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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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8년 8월 23일 모스크바 이고르 부트만 재즈 클럽 실황으로 2020년 발매되었습니다. 파르마코브스키 포함 러시아를 대표하는 네 명의 뮤지션들로 구성되었고 밴드명은 에픽 파워 쿼텟입니다.

비탈리 골로브네프(1976): 트럼펫

이반 파르마코브스키(1973): 피아노

보리스 코즐로프(1967): 베이스

세르게이 오스트로모프(1965~2019): 드럼

공연 당시 골로브네프와 코즐로프는 뉴욕에서 파르마코브스키와 오스트로모프는 모스코바에서 활동하고 있었습니다. 쉽지 않았던 네 명의 랑데뷰는 빛나는 연주로 관객들에게 화답하였습니다. 드러머 오스트로모프는 이 앨범을 마지막으로 2019년 6월 세상을 떠납니다.

골로브네프.JPG
고즐로프.JPG
오스트로모프.jpg
에픽 파워 쿼텟(L-R): 골로브네프, 코즐로프, 오스트로모프

수록곡은 여섯 곡이지만 라이브의 즉흥성과 멤버들의 상호작용으로 곡들을 십분 이상으로 긴 편이지며 군더더기는 전혀 없습니다.

Another Chance (10:55)

Monk's Blessing (10:11)

Penguin Dances (9:54)

Time's Flow (14:15)

To Fly (10:06)

That Very Place (5:22)

첫 번째 곡 "Another Chance"는 살아 있는 전설의 피아니스트 허비 행콕에 영감을 받았습니다. 골로브네프의 트럼펫이 돋보이는데 그의 연주는 아트 파머의 따뜻함과 닮았습니다. 클래식을 기반으로 한 탄탄한 기본기를 언급하지 않을 수 없습니다. 두 번째 곡 "Monk's Blessing"은 파르마코브스키가 얼핏 보여주는 몽크적인 타건이 입가에 미소를 짓게 합니다. 그의 연주는 하드밥 혹은 포스트밥이라고 할 수 있는데 밥을 대표하는 선배 피아니스트인 설로니우스 몽크에 대한 존경심이 엿보입니다. 또한 후반부 코즐로프의 베이스 워킹도 좋습니다. 세 번째 곡 "Penguin Dances"는 펭귄 무리의 춤을 연상하며 감상하기에 충분합니다. 베이스와 드럼이 펭귄들이 춤 출 공간을 제공하고 있다면 트럼펫이 무리들의 춤을 이끌고 있습니다. 중반부에서는 피아노가 전면에 나섭니다. 파르마코브스키의 피아노는 이스트 코스트의 열정적인 밥과 다르고 웨스트 코스트의 쿨과도 차이가 납니다. 러시아 뮤지션들을 유럽 재즈의 일원으로 넣을 수도 있겠지만 파르마코브스키 또한 클래식을 기반으로 한 기본기와 리더로서 십년을 보낸 경험은 깊이 있고 아름다운 연주를 이끌어 냅니다. 그의 특징을 잘 보여주는 곡이 네 번째 곡 "Time's Flow"입니다. 가장 긴 연주이지만 '시간의 흐름'에 대한 묘사는 자극적이거나 과장되지 않으며 유려하게 흘러갑니다. 에픽 파워 쿼텟의 특징은 누구도 연주를 독점하거나 나서지 않는다는 것입니다. 그 결과는 조화와 균형의 미학으로 우리의 마음을 어루만져 줍니다. 엔딩부의 트럼펫과 리듬 섹션의 발란스는 칭찬하지 않을 수 없습니다. 다섯 번째 곡 "To Fly"에 이어 마지막 발라드 곡 "That Very Place"로 공연은 끝을 맺습니다.

핫불도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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