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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제부부의 내 집 갖기 여정 (7)

결국은 다 해결된다.

by 소로까

부동산에서 집을 보러 오겠다고 할 때마다 아무리 바빠도 빨리 집으로 돌아와 간단하게나마 청소를 하고 집을 치웠었다. 하지만 그날은 도저히 집을 보여주러 갈 수가 없는 상황이라 부동산 사장님께 현관 비밀번호를 알려드렸다. 이사날짜가 정해졌으니 그전처럼 초조하거나 절박한 마음이 조금은 사그라들었다.


이렇게 마음을 놓으니 바로 집이 나갔다.

내 능력으로 할 수 있는 일이 아닌 건 과감히 마음을 비울 필요가 있음을 또 이렇게 배웠다.



퇴사를 하면서 예전에 같이 프로젝트를 수행한 적 있는 회사에 들어가게 되었다. 상황이 상황인지라 내 처지를 말씀드리며 대출신청 때문에 건강보험 가입일 조정을 요청드렸다. 작은 규모의 회사이지만 이런 개인적인 편의는 융통성 있게 봐줄 수 있는 곳이라 (대출 때문에 실직을 하면 안 되는 상황이니) 고민 없이 이직을 했다.



이사는 대출신청 시 정한 날짜보다 한 달 뒤로 정해졌다.

'대출 실행일을 미루는 것이 가능할까. 이직을 했는데 대출서류를 새로 준비해서 다시 신청해야 하나.'

끝없는 걱정과 고민을 안고 은행 담당자와 통화를 했다. 다행히도 이직 전 서류 그대로 내가 원하는 날짜에 대출실행이 가능하다고 했다.

마지막 고비인 대출의 산도 무사히 넘었다.



이사예약도 수월했다. 그 기간이 입주지정일 끝무렵이라 같은 날 이사하는 집이 없어 엘리베이터 사용이 여유로웠다.



그동안 너무도 많은 일이 있었기 때문에 이삿날 짐을 다 옮기고 관리비를 정산하고 전세금을 돌려받고 대출을 실행하고 분양잔금을 내고 열쇠를 받아 새집에 들어가는 마지막 순간까지 긴장의 끈을 놓을 수 없었다. 새집에서 얼마나 좋은 일이 많이 생기려고 그렇게 고생을 한 것일까.


언제까지 여기서 살게 될지는 모르겠지만, 이제 전세가 아닌 자가, 내 집에서 행복할 일만 남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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