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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늘여름 Jan 21. 2024

어떤 일까지 내 일일까

익숙한 일을 내려놓는 선택에서 새로운 기회가 찾아온다는 걸 기억하자

2024년 해맞이를 시작으로 같은 팀에서 새로운 분들과 함께 일하기 시작했습니다. 유하면서 강하고 경험이 많은 분들이셔서 참 많이 배우겠구나, 부족한 제가 또 배울 수 있는 기회가 생기는구나 싶습니다. 

물론 익숙한 사람들을 떠나보내는 일은 쉽지 않았습니다. 묵묵하게 받아들이는 주변 어른의 태도에 놀랐고 새로운 연말이었습니다. 



2주가 지난 요즘은 새로운 팀장님이 저를 지키면서 일할 수 있도록 말씀해주시고 상시 업무도 왜 하는지, 어떻게 하는지 꼼꼼하게 확인하시면서 저에게는 일의 의미를 다시 생각해보는 순간이 오고 있습니다. 문득 데이터3법이 2023.03.14. 개정 2023.09.15. 시행되면서 회사의 내부관리규정 개정 전문, 신구조문대비표과 품의서를 작성해서 결재받을 때 각 검토자의 의견이 갈렸던 때가 떠오르기도 합니다. 예를 들어, 개인(신용)정보 처리업무 수탁자의 범위 확대와 재위탁 제한의 예외사유에 관한 개정(신설) 조항에서 업무 재위탁 관리 규정을 어디까지 내규에 포함할 것인지 검토의견이 달라서 각자 일해온 시간이 만들어낸 관점 차이를 알 수 있었습니다. 

그냥 하기보다는 같은 일도 세세하게 검토하고 고민하는 리더의 태도에 지나간 시간 속 기억이 떠오릅니다. 



곳간마냥 그때그때 쌓아두던 업무일지 엑셀파일을 활용할 수 있는 시점이 찾아왔습니다. 이제부터는 매주 화요일 발표자료 없이 굳이 형식에 얽매이지 않고 각자 커피 마시면서 간결하게 본인의 업무 진행상황과 목표, 문제점을 1시간 이내로 공유한다고 합니다. 아직 긴장되기는 하지만 팀이 어떻게 일하는지 보는 것뿐만 아니라 주기적으로 들어볼 수 있다는 점에서 저에게는 좋은 경험과 과정이 되겠다는 생각이 듭니다. 

2년전 제 R&R을 담당하셨던 전임자 분도 다시 팀에 인사발령받으셨습니다. 이번 사수는 다소 젊고 제게 없는 영업 경험이 있으셔서 벌써 짧은 기간동안 금융상품 설명서 등 고객에게 제공되는 계약서류에 관하여 유의사항 등 새로운 관점을 알려주셨습니다. 




다양한 일을 제한시간 안에 빨리 하려고 하니까 덤벙거리고 놓쳐서 눈 딱감고 다시 챙기는 저에게 어쩐지 기대감과 저도 제 몫을 잘 해내야한다는 부담감이 겹쳐오곤 합니다. 전공인 경제학과 법학을 활용할 수 있는 자리여서 선택한 일이었을 뿐이라고 생각했는데 소속 부서와 양옆 타부서 사람들을 보면 한편으로는 제가 너무 오만했다는 생각도 듭니다. 




바뀐 시대의 문법을 익히고 선택지를 넓히고자 데이터 분석(통계학과 프로그래밍)을 배우고, 적용하고, 잠깐 일해보고, 비슷한 듯 다른 목표를 가진 친구들과 매주 나누고, 제 기획서로 평가를 받는 시간이 어느새 2년이 훌쩍 넘었습니다. 인생에서 다시 변화를 줄 선택의 순간이 멀지 않았다고 느껴지는 요즘입니다. 이번 연말과 새해 여행 중 스스로에게 선물로 준 서울 자가에 대기업 다니는 김부장 이야기라는 책을 읽는 시간 끝에 빼곡히 담은 글의 구절이 한 번씩 스쳐 지나갑니다. 



사람 감정은 얼굴에 다 드러나. 회사생활 오래하면서 느낀건데 말야. 
자신의 부족한 점이 있으면 인정하고 배우려는 사람이냐. 남들보다 우월하다고 생각하는 사람이냐. 
배우려는 사람은 주변 사람들과 소통하는 과정에서 영향력이 커질 수밖에 없어. 
모든 책임은 자기 자신에게 있는거야. 

- 송희구 작가님, 서울 자가에 대기업 다니는 김부장 이야기 1. 김부장 편 中 -
권사원은 정중히 인사를 하고 방을 나온다. 올 때와 같은 복도를 걷는다. 
같은 길을 걷는데 발걸음은 다르다. 자리로 돌아가는 걸음의 무게가 몹시도 가볍다. 

- 송희구 작가님, 서울 자가에 대기업 다니는 김부장 이야기 2. 정대리, 권사원 편 中 -
시간은 참 배려 없이 흘러간다. 내 주관적 평가가 아닌, 전문가의 관점이 필요하다. 
자네는 하루 일과를 인생의 축소판이라고 생각해본 적 있나.

가장 좋은 결과를 내는 방법은 더 귀찮고, 더 어렵고, 더 복잡한 과정을 거치는 것이다. 
단언하건대 성공으로 가는 순간이동이나 축지법은 현실에 존재하지 않는다. 

- 송희구 작가님, 서울 자가에 대기업 다니는 김부장 이야기 3. 송과장 편 中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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