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럽에서 홍차의 부상
유럽에서 홍차의 부상
유럽에서 녹차보다 홍차가 인기를 끌게 된 데에는 여러 가지 요인이 작용했다.
초기 무역로, 특히 실크로드를 통한 아시아와의 접촉 및 중동과의 교류로 인해 유럽에 처음으로 소개된 차는 녹차였다. 유럽에 차를 처음 소개한 상인들과 탐험가들이 중국과 일본 등 전통적으로 녹차가 많이 소비되던 지역과 접촉한 탓이었다. 그러나 유럽에서 먼저 소개된 녹차보다 홍차를 선호하는 것은 역사적, 문화적 뿌리를 가지고 있으며, 이러한 선호도 변화에는 여러 가지 요인이 영향을 미쳤다
이번에는 유럽인들이 홍차를 선호하게 된 역사적, 문화적, 산업적 요인을 살펴본다.
1. 역사적인 무역 경로: 차가 유럽에 처음 소개된 17세기와 18세기 동안 유럽 시장의 주요 차 공급원은 중국이었다. 그 당시 중국 차는 주로 녹차였다. 녹차는 유럽에 먼저 소개되었고 귀족들 사이에서 유행이 되었다. 그러나 차에 대한 수요가 급격히 증가하면서 다른 지역에서도 수출용 차를 생산하기 시작했다.
특히 홍차 재배지인 인도, 스리랑카(구 실론), 아프리카 등의 지역과 무역로가 개척되면서 유럽 시장에 홍차를 더 풍부하고 비용면에서 효율적인 공급을 할 수 있게 되었다.
2. 영국의 영향: 영국은 유럽에서 홍차를 대중화하는 데 중요한 역할을 했다. 영국은 인도와 스리랑카에서 식민지 세력을 확장하면서 이 지역에서 차, 특히 홍차 재배를 장려했다. 동인도 회사는 인도 아삼과 다르질링에 차 농장을 설립했다. 이 지역의 기후와 토양 조건은 홍차 생산에 유리했다. 인도산 홍차는 영국과 그 식민지에서 빠르게 인기를 얻었다. 특히 아쌈과 다질링 홍차가 큰 사랑을 받았다. 홍차에 대한 영국의 수요는 홍차가 유럽에서 지배적인 차 종류가 되는 데 중추적인 역할을 했다.
초창기 서양의 다기의 모습 (18세기)
3. 취향 선호도: 유럽인의 입맛과 선호도는 점차 더 강하고 진한 홍차 맛으로 바뀌었다. 우유, 설탕 또는 기타 향료로 강화된 홍차의 진한 풍미가 유럽인의 입맛에 더 잘 맞았기 때문이다.
4. 홍차의 긴 유통기한: 홍차는 녹차보다 유통기한이 더 길다. 홍차는 제조과정에서 산화를 거치기 때문에 더 오래 보관이 가능했던 것이다. 바다를 통한 장거리 여행도 견딜 수 있어 먼 유럽 시장으로 수출하기에 적합했다. 녹차는 유통기한이 짧아 장거리 무역에는 차의 품질이 떨어져 상품성이 낮았다.
5. 블렌딩 및 맛 선호도: 유럽인들은 그들의 입맛에 맞는 홍차의 강렬하고 몰티한 맛을 선호하게 되었다. 영국 차 회사들은 다양한 홍차를 블렌딩하는 기술을 완성하여 일정한 품질과 뚜렷한 풍미를 만들어 냈다. 잉글리시 브렉퍼스트와 얼그레이와 같은 블렌딩은 유럽 소비자들의 식생활과 잘 맞았고, 쉽게 받아들여져서 상징적인 블렌딩이 되었다.
6. 문화적 연관성: 시간이 지남에 따라 홍차는 유럽 사회에서 문화적으로 뿌리내리게 되었다. 전통적으로
홍차를 곁들인 애프터눈 티와 하이 티는 영국과 그 밖의 지역에서 사교 의식이 되었다. 이러한 문화적 현상은 유럽에서 홍차의 인기를 더욱 공고히 했다.
장미 정원에서의 티타임
7. 산업 혁명: 유럽의 산업혁명은 차 생산, 포장 및 유통의 발전을 가져왔고, 더 많은 사람들이 홍차를 더 쉽게 접할 수 있게 되었다.
8. 마케팅 및 브랜딩: 영국 차 회사(트와닝스, 립톤 등)들은 광고와 마케팅 캠페인을 통해 홍차 블렌드를 적극적으로 홍보했다. 화려한 티 캐디와 독특한 포장 등 홍차의 브랜딩과 포장은 홍차의 인기에 기여했다. 적극적인 홍보와 브랜드화는 유럽 가정에서 홍차가 주요 음료로 자리 잡는 데 도움을 주었다.
이러한 요인으로 인해 홍차는 유럽에서 점차 녹차를 추월하여 여러 세대에 걸쳐 지금까지 주류 차 음료로
자리매김 하고 있다.
(다음 편에 계속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