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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BCD-술 먹은 검붉은 개의 RC 찾기

나의 모든 것은 사랑받아 마땅하다.

by 이별난 Jan 26. 2024

                         A B R D


나의 트라우마 알파벳 초성이다.

A lcohol

B lack, B ent

R ed

D og

이런! 이렇게 나열하고 보니 내가 [술 먹은 검붉은 개] 같다. 이 개가 RC 찾기를 시작한다.


R 찾기

형태와 결과


Reverse (逆, 반대의)

결과를 받아들이자.


나는 어쩌면 ABRD 식으로 살면서 역으로 가고 있던 건 아닌가라는 생각을 하게 됐다. 여기서 얘기하는 역은 후진은 아니다. 나도 전진할 때도 있었고 후진할 때도 있었다. 어느 방향이든 그때마다 당연한 결과들이 따라오곤 했는데 그것에 대해 인정하지 않은 R의 의미이다. 난 결과를 받아들이지 못하고 많은 곳에서 역한 마음을 가진 행동들을 했다.


Rides (놀이기구)

삶의 형태는 다양하다.


시소

이끌리는 삶

더 무거운 상대는 날 떠오르게 다. 떠오른 체 내려갈 수가 없어 상대를 탓하고 현실을 탓했다. 심지어 내 무게가 얼마인지 조차도 가늠 못할 때가 많았다.


미끄럼틀

과정을 무시한 결과 중심적 삶

올라가긴 귀찮고 내려오고만 싶어 다.


철봉

근성의 부족으로 포기하고 그런 날 합리화하는 삶

포기해서 못 하는 걸 안 하는 척 합리화했다.

하지 않으면서 욕심을 부리는 삶

하고 싶다. 변하고 싶다. 그러나 아무 행동을 안 다.


뱅뱅이(회전무대)

내면 안에 갇혀 뱅뱅 돌고 도는 삶.

빨리 돌려놓은 속도에 주위를 제대로 못 살폈다. 

결국 어지럽다고 잡아야 할 기둥을 놓아버렸다.


그네

마음 상태에 사로잡히는 삶

힘을 줄지 말지에 대한 상황과 때를 구분 못했다.


                         A B C D 


순서와 방향


순서가 있다.


A에서 Z까지 읽고 쓰는 순서가 있다. 알파벳을 쓸 때 필체는 저마다 다 다르다. 그리고 자신의 필체로 쓰면 된다. 그러나 순서는 대부분 지켜 쓴다.  ABRD 식으로 쓰진 않는다.


인생도 기본적인 순서가 있는 듯하다. 아기가 뒤집고 기고 걷고 뛰듯이 순서가 있다. 뒤집지도 않고 뛰진 않는다.


필체는 저마다 다르다.


인생이 알파벳 쓰듯 흘러가면 얼마나 좋을까. 그러나 저마다 필체가 다르듯 인생의 시작도 중간도 다르다. ABCD일수도 있고 abcd일수도 있고 aBcD일수도 있다. 물론 ABRD, ZYWV 식으로 갈 수도 있다. 전진할 수도 있고 때론 후진할 수도 있다.


과는 당연히 따라온다.


후진엔 엄청난 결과가 당연하게 따라온다.  결과의 고통을 자연스럽게 받아들일 수 있으면 된다. 자신을 많이 아껴주고 사랑해 주는 이들에게 주는 상처도 잊지 말아야 한다. 그리고 무엇보다 중요한 타인에게 피해를 주지 않아야 한다. 설사 이 모든 일이 일어난다 해도 그것마저 받아들일 수 있어야 한다. 그런데 후진으로 가속페달밟아보니 무엇 하나 받아들이는  거의 불가능에 가깝다는 걸 느꼈다. 적어도 나한테는 그랬다.


희망이 있다.


전진으로 가도 고통의 순간이 많다는 걸 배우고 있다. 희망을 갖고 성실하게 전진하시는 분들의 가치를 이제야 배우고 있다. 얼굴색이 부끄러워 빨개져야 하는 순간은 분들 앞에서였다. 늦었지만 이분들 행렬에 합류하려 하고 있다. 그러면서 느낀 전진과 후진의 큰 차이 중 하나는 희망의 유무였다. 삶을 전진하는 희망으로 바꾸기 위해 C의 의미를 기 시작하였다.


C 찾기

Change (바꾸다)


엔진 타다.

바꾸면 된다.


나는 차에 대해 무지하다. 엔진오일을 바꾸지 않고 계속 탄 적이 있었다. 차의 힘이 약하게 느껴지는 전조현상들이 있었음에도 불구하고 게으른 나는 엔진오일 바꾸는 걸 미루고 미뤘다. 어느 날 외지로 회의를 참석하기 위해 가는 날이었다. 차가 평소보다도 더 힘이 없는 걸 알 수 있었다. 일정을 끝내고 다시 돌아오는 길에 부랴부랴 수리를 하였다. 전조현상이 있을 때 엔진오일을 바꿨으면 됐다. 더 늦었으면 엔진오일이 아니라 엔진을 바꿨어야 했을 것이다.


ABCD에 타다.

알아차리자.


C의 의미를 찾기 시작하면서 순서를 맞추려 하고 있다. 더불어 ABD의 의미도 더 공부하고 있다. E도  새롭게 배워가려 하려 한다. '내 인생에  빠져있는 것이 또 뭐가 있나?' 돌아보고 있다. 빠지면 빠진 채 잘 살면 되는데 쉽지 않다. 뒤죽박죽 얽히고설켜있는 이 실타래를 금씩 풀기 위해 C를 R위치에 바꾸려 한다. 그렇게 내가 찾은 그 첫 번째 C가 Change이다.


놀이기구를  타다.

인생을 타는 방법을 바꾸자.


시소

내가 가벼우면 떠오르는 것은 당연하다. 상대가 무거운 걸 탓할 시간에 올라가기 싫으면 내 살을 찌우면 된다. 먹고 먹자. 책도 먹고 글도 먹고 공부도 먹고 운동도 먹고 살찌우자. 또 뭘 먹어야 할까. 다 먹자. 대신 올라가야 할 땐 빼자. 올라가야 할 때도 있다.


미끄럼틀

당연히 올라가는 과정을 거쳐야 한다. 예전엔 성장의 지름길이 많다고 착각했었다. 지금은 눈 씻고 찾아봐도 안 보인다. 걷고 걷자. 계단을 오르듯 한 계단 한 계단 오르자. 그리고 내리막을 신나게 타자.


철봉

내가 힘이 없어 못하는 것이다. 그걸 감추려 하지 말자. 인정하고 운동하면 된다. 시간의 문제다. 언젠가 턱걸이할 가능성은 높아진다. 세상은 나에게만 철봉선을 맞춰주지 않는다.


뱅뱅이(회전무대)

안 붙들면 원심력에 튕겨나간다. 그 기둥은 내 삶의 무거운 짐들이다. 삶의 무거운 짐은 역설적으로 꼭 쥐고 있어야 하는 뱅뱅이의 기둥이다. 오히려 그걸 놔버리면 튕겨져 나간다.  


그네

감정이 치솟을 때 힘을 주면 그네는 더 떠오른다. 부정적이든 긍정적이든  감정의 그네 높이를 항상 알아차리자. 치솟으려 하면 힘을 빼자. 그네를 잔잔하게 하면 안 보이던 것들이 보이기 시작한다. 대신 힘을 줄 땐 주자. 힘을 줘야 할 때도 있다.


 Change! 다시 R 찾기

Re (다시)


트라우마 같은 삶의 방향으로 인해 희미했을 수도 있는, 어쩌면 없었을 수도 있는 C의 의미를 다시 알아차리기 시작한다. 그 밖에 많은 C의 의미를 공부하고 배워가려 하고 있다. 밀린 공부가 너무 많다. Red-빨개지는 얼굴-자체는 문제가 아니었다. 지우고 싶어 했던 얼굴의 Red 빛이 나의 색이었고 나란 사람이었다. 그 빛을 온전히 인정하니 예전에 가지고 있었던 R이 트라우마에서도, 인생에서도 빠졌다. 그리고 다른 의미의 R이 다시 들어왔다.  


Recognize (인정하다)


있는 그대로의 나를 인정하자.  인정하니 Red 빛 안에 나라는 소중한 있었음을 보게 되었다.


Reverse 했기에 Rebith  수 있었다.


과거의 내가 있었기에 지금의 내가 있다.

나의 모든 것은 사랑받아 마땅하다.


모두의 삶에 희망이 가득하길 기원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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