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P. 2 걱정 가득했던 임신 준비
아내와 결혼식을 올리기도 전부터 아이에 대한 이야기를 해왔었다.
아이를 가질 생각이 있는지는 기본이었고, 언제 가지고 싶은지 그리고 어떻게 양육할 것인지에 대해서였다.
아내의 생각은 자신의 나이도 결혼식 하면 32살이니 되도록이면 빨리 갖고 싶어 했고 공부에 대한 부담을 지어주기보다는 스스로 하고 싶은 일을 하는 아이로 키우고 싶어 했다.
물론 내 생각도 크게 다르진 않았기에 우리는 임신 준비를 시작했다.
사실 나는 준비를 시작했다고 얘기하지만 아내는 이 단순한 답이 나오기까지 얼마나 많은 고민이 있었을지는 알 수 없다.
자유시간이 없어지는 것이야 남자나 여자나 동일하다 하더라도 본인의 커리어든 어쩔 수 없이 포기해야 되는 많은 것들이 있을 테고, 당연하게도 생길 수밖에 없는 신체적인 변화와 엄마가 되면 응당 이 정도는 해야지 하는 사회적 통념까지.
그 모든 상황을 고려하더라도 그러한 고생들보다 본인이 더 낳고 싶다는 생각이 들어야 되었을 것이다.
"네가 뭘 알아?"
라는 말이 당연하게 뒤따라 올 수밖에 없는 상황이다.
여자들의 걱정은 신체에 작은 결점이 있어도 아이한테 해가 되지 않을까에서 출발하니 말이다.
이 모든 이야기들은 결코 가볍지 않았다.
사실 나도 아내가 일을 쉬게 되면 자연스레 돈에 대한 부담이 생길 테고, 내가 아버지가 될 만큼 철이 들었나 하는 생각도 있었다. 그래서 아내에게 물어봤다. 너는 왜 아이를 일찍 갖고 싶어?
"내게 주어진 숙제 같아. 해치워야지 마음이 편해질 것 같아."
아내의 말은 무언가 묘했다. 누군가 그렇게 되어라고 말하는 듯하기도 하고 자신이 꿈꿔왔던 목표 같기도 했다. 그 말이 의미가 무엇이든 더 물어보기보다는 무작정 들어주고 싶었다.
그래서 결혼을 하기도 전부터 임신 준비를 해야겠다 다짐했다.
임신 준비는 두 사람의 건강상태 확인이 먼저 되어야 하는데, 다행히도 아내는 큰 문제는 없었고 나는 특별히 아픈 곳도 없었기에 추후에 임신이 잘 되지 않을 때 병원에 가보기로 했다.
그 후로 우리가 준비했던 것은 별 것이 없었다.
결혼식 준비 겸 다이어트와 운동을 열심히 했고, 영양제를 더 꼬박꼬박 챙겨 먹기 시작했다.
솔직히 남자들에겐 의미가 없는(?) 무언가를 꼬박꼬박 하기란 쉽지 않은 일이다.
임신 전에 먹어야 될 영양제로 "엽산"이 있는데, 엽산은 태아 기형 예방과 태아의 정상 발달을 지원하는 영양소로 임신을 준비하는 사람들을 위해 꼭 필요하다고 볼 수 있다.
이 엽산을 남자도 먹어야 되는데(정자를 보내기 전까지), 술을 좋아하는 나는 간영양제도 이렇게까지 챙겨 먹었나 싶을 정도로 열심히 챙겨 먹었었다.
그렇게 우리는 결혼 후 1달 만에 임신을 하게 되었다. 남들은 특별하게 짓는다는 태명을 우리는 결혼하기도 전부터 튼튼이로 부르고 있었고, 그 이름답게 아주 튼튼하고 씩씩한 아들이 우리 곁으로 찾아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