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장. 나를 바라보며
1) 집 거울에 비친 나 2) 지구대 거울에 비친 나 3) 내생각하는
5장. 나를 바라보며
일상을 지내다 보면,
뚜렷한 방향 없이 시간의 흐름에 나를 맡긴 채 강물처럼 흘러가고 있음을 문득 깨닫는 순간이 온다.
나는 거울을 봤을 때 이와 같은 느낌을 받았다.
1) 집 거울에 비친 나
어는 날 새벽,
출근 준비를 하기 위해 세안을 하고 우연찮게 욕실 거울에 비친 나를 바라봤다.
'참 많이 변했다.' 군데군데 주름도 보이고 눈에 띄게 흰머리도 늘었다. 무엇을 위해 달려왔을까? 문득 생각 들었다.
10년 전 중앙경찰학교에서 신임경찰관 교육을 받은 것이 엊그제처럼 느껴졌다.
정신없이 생활에 쫓기고, 사건에 치이고, 긴장 속에 현장을 누비다 보니 마음에 새겼던 사명감이라는 단어도 희미하게 보인다.
바쁘다는 핑계, 피곤하다는 핑계로 가장 가까운 곳에 있는 가족을 돌아보지 못했다.
거울 안에 있는 나는 가족에게 미안해했다.
'그래, 오늘은 퇴근 후 아내, 아들, 딸과 즐겁게 대화해 보자.'
퇴근하고 요즘 아이들이 잘 먹는 무화과 빵 하나를 샀다.
현관문을 열고 들어가자 둘째 녀석이 달려와서 내 품에 안겼다. 첫째 녀석은 손을 크게 들어 흔들었다. 그리고 아내는... 쳐다보지도 않는다.
무화과 빵 한 덩어리를 뜯어 아내의 입어 들이댔다. 이상한 눈으로 나를 쳐다본다. 하지만 싫지 않아 보인다.
첫째 녀석은 "아빠! 만날 아빠가 웃으면 좋겠다. 그리고 재미있게 놀아주고."
둘째 녀석이 서툴게 말한다. "아빠는 어. 어 그리고. 맛있는 거 사 왔어?, 도둑 많이 잡았어?"
나는 두 녀석을 끌어안고 동문서답했다. "엄마 말 잘 들었어?"
아이들의 표정, 말투, 행동 등 장면 하나하나 눈에 담아두려고 노력했다.
행복은 내가 어떻게 바라보느냐에 따라 다가오는 것 같았다.
-괴테-
["사랑은 인간의 삶에서 가장 중요한 것 중 하나이며, 사랑을 통해 인간은 행복을 얻을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