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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랑의 다른 이름

by 담은

사랑이 끝났다고 말하고선

나는 여전히 너를 생각한다.

함께 웃던 날보다


혼자 견디던 시간이

더 오래 가슴에 남고,

사랑한다고 말하던 입술보다

말없이 스친 순간들이

더 깊이 나를 흔든다.


불꽃처럼 뜨겁던 마음은

재처럼 가라앉아 남았고,

그 잿빛 속에서

나는 가만히 너를 그리워했다.


그러니까 그리움은

사랑의 끝이 아니라,

사랑이 흘러가는

다른 방향이었다.


사랑이 사라진 자리에

조용히 피어나는 감정

그리움은,

사랑의 또 다른 이름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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