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금 한정

오늘의 너에게 #14

by Illy

돌을 지나서 느끼는 것.

이제 정말 어린이구나 싶다.


지금까지도 많이 울고 많이 웃고 많이 짜증을 냈지만 확실히 다른 게 있다.


자기주장이 담겨있다.

울거나 짜증을 내는 데에는 확실히 원인이 있다고 할까.



장난감 정리함의 뚜껑이 잘 안 닫혀서.

엄마가 빨리빨리 그림책을 안 읽어줘서(노력은 하지만 기저귀는 먼저 입어야 하니...).

마트에서 뭐라도 만져보고 싶은데 손이 닿지 않아서.


정말 분노가 극에 다달았을 때에는 울고 불고 난리도 아니다.

집에서는 그냥 일부러 뒤로 넘어져서 파닥파닥거리며 울기도 한다. 일본 만화에서 많이 보던 떼쓰는 아이와 같은 모습이라 신기하다.

(밖에서는 잠깐 울지만 유모차로 평소보다 약간 빠르게 이동하면 괜찮아질 경우가 많다. 아직은...)



얼마나 답답할까 싶다.

하고 싶은 게 있는데 말은 못 하니까.


나도 상식적으로 안 되는 것 외에는 들어주고 싶기도 하지만 또 입에 넣을 위험이 있거나 위생적으로 신경이 쓰이는 건 쥐어주지도 못하니 아쉬울 때도 많다.



그런 일이 겹친 하루는 정말 지친다.



하지만 그런 날에도 꼭 볼 수 있는 모습이 있어 마음이 풀리는 것 같다.


가령 이런 모습들이다.


'간식 먹을 사람~?'

말없이 짧은 팔을 힘껏 들어 올리는 아기.


'맛있어?'

말없이 볼에 손을 대고 웃는 아기.


'책 읽어줄게 이리 와'

활짝 웃으며 팔을 펴서 나한테 걸어오는 아기.



말이 없으니 볼 수 있는 모습들.

지금만 볼 수 있는 모습들.

그래. 힘내보자.




오늘의 너에게

보습제 튜브에 질리는 건 언제쯤 일지 알 수 있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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