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로운 아침

오늘의 너에게 #5

by Illy

'미에~~~~~~~~~~~~'


아무 징조도 없이 울려퍼지는 울음소리.

시간은 22시. 아기가 잠든지 1시간 반 정도 지난 시점이다.


원래 많이 울지 않는 편이다(대신 짜증은 엄청 낸다).

그런데 밤에는 낮에 절대 들을 수 없는 정말 정말 아기스러운 울음 소리로 운다.

나는 배를 쓰다듬어준다. 울음이 그치지 않는다.

'히엣 히엣 이이이이잉'


안쓰럽다가도 웃고 싶어질 울음소리다. 동시에 절망도 한다.

오늘도 올 게 왔구나.

나는 아기를 안아주고 등을 토닥토닥 두드려 준다. 바로 잠들기를 바라기 때문에 말은 걸지 않고 조용히 있는다.


아기는 바로 손가락을 빨기 시작하고 잠든다.

확실히 잠드니까 힘이 빠져서 그런지 무겁다.

이제 푹 자라고 침대에 내려 놓는다.

타이밍이 좋으면 그냥 잠들고 타이밍이 안좋으면 다시 운다.

아기 배 위에 손을 살짝 올리고 나도 눕는다.



5개월도 막바지에 들어선 요 며칠 동안 아기는 새벽에 수없이 깨고 운다.

아마도 이앓이가 아닐까 싶다. 아니면 잠 퇴행일지도 모른다.



다행히(?) 힘없이 소리만 내고 우는 경우가 많아 부모가 개입하지 않고 잠들 때도 있다.

하지만 대부분의 경우에는 내가 배를 쓰다듬어줘야 하고, 한 10번에 4번은 안아줘야만 다시 잠든다.

5개월 아기야 낮잠도 많이 잘 수 있고 체력 회복도 빠르겠지만 30대 중반에게는 이렇게 힘든 일은 없다.





어떤 날에는 아예 각성을 하기도 했다.

혼자 침대 위에서 잘 놀고 있길래 아침 7시쯤인 줄 알았는데 확인해보니 3시 반이었다.

나는 초조한 마음에 아기를 안아서 다시 재웠지만 아기는 엄마가 안아줬다고 좋아했다.



그 다음 날은 5시에 깼다. 다시 재우기가 힘들어서 그냥 하루를 시작해버릴까 하다가 마침 일본에서 와계신 친정 엄마가 들어와서 빛의 속도로 아기를 재워줬다(엄마는 현직 어린이집 선생님이다).

나도 빛의 속도로 다시 잠들었다.



낮잠시간을 조절해봐도 잠옷을 조금 따뜻하게 해봐도, 또 반대로 시원하게 해봐도 소용 없었다.

편안한 잠자리를 추구하는 건 좋은 거지만 아기의 모든 현상(?)이 그렇듯이 시간 말고는 약이 없을 것 같다.




육아가 힘든 건 누구나 알고 각오도 나름 잘 하고 출산할 것이다.

하지만 그건 어떤 방식으로 각오를 하든 부족하다는 걸 나날이 뼈져리게 느낀다.

가끔씩 SNS에서 힘들다고 하소연하는 엄마에게 '힘든 거 알고 낳았을 것(그러니 하소연은 그만)'이라고 질타하는 사람이 있는 걸 봤는데 그건 정말 말도 안된다.



경험할 때까지는 아무도 모른다.

밤에 우는 아기의 무게를.

아기의 발차기에 맞았을 때 얼마나 아픈지를.

그리고 아무 일도 없었던 것처럼 아침에 웃으며 내 뺨을 때리는 아기의 귀여움을.

(그래서 아무리 힘들어도 까먹는다)



결국 각오도 긴장도 부담도 아침이 오면 잠깐 잊게 된다.

분명 몸은 그대로 힘들고 뼈 마디마디가 아프지만 그래도 새로운 하루에는 또 아기 때문에 웃을 일이 있다는 걸 나는 이미 알고 있나 보다. 물론 새로운 아침에 다시 불안감이 생기기도 하지만.

언젠가 다시 깨지 않고 자는 날까지 그냥 나는 낮에도 틈틈히 쉬면서, 또 남편과 협조도 하면서 아기와 웃으며 지내면 된다.

건강하다면 그걸로 괜찮다.

인간인지라 지쳐서 짜증이 날 때도 있지만 그것 또한 지나간다.



오늘의 너에게.

크느라 고생이 많아...... 푹 자야 더 클텐데...... 오늘은 한번 푹 자볼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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