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의 너에게 #6
아기의 신생아 시절 어느 날.
그 당시 나는 아기 목욕을 아침에 시키고 있었다.
저녁 시간에는 아기가 많이 우니까 그나마 기분이 좋아 보이는 아침에 하는 게 낫다고 판단했다.
내 첫 육아를 도와주러 일본에서 오신 엄마와 함께 목욕을 시키고 아침 첫 수유를 하는 게 루틴이었는데 그날은 왜인지 목욕시간이 늦었다.
늦었다고 해도 5분 10분이었고 목욕에 걸리는 시간도 길어도 10분인데 목욕이 끝나자마자 아기는 엄청 크게 울었다. 원래 순한 편인 아기가 그렇게 크게 우는 걸 나는 처음 본 것 같았다.
그때 눈빛을 나는 지금도 기억한다.
필사적인 눈빛. 생존을 위해 지금 느끼고 있는 엄청난 고통을 호소하는 것처럼 보였다.
그때부터 배고픔과 먹는 것. 그게 삶과 성장의 중심을 이루고 있다는 것을 다시금 의식하게 되었고 "식(食)"에 대한 부담감을 늘 가지면서 육아를 하는 나날을 보냈던 것 같다.
생각해 보면 육아를 하면서 느끼는 걱정의 반 이상은 먹는 것과 직결한다.
몸무게가 어떤지, 변비는 아닌지.
젖병 젖꼭지 사이즈가 맞는지. 게워내는 양이 많지는 않을지.
그리고 5개월 후반에 접어들어 악명 높은(?) 그것이 시작됐다.
이유식이다.
지금까지 약 5개월 진행하면서 목욕보다도 재우는 일보다도 무엇보다도 어려움을 느끼고 있다.
아기가 잠을 잘 때면 레시피를 검색하고, 먹어도 되는 음식이나 제철음식을 찾아보고, 장을 볼 때도 매의 눈(까지는 아닐 수 있지만)으로 재료를 고른다.
무사히 준비해서 식사시간을 맞이한다.
물론 식사 중에도 고민과 걱정은 동시 진행된다.
아기가 헛구역질을 하면 맛없나 걱정되기도 하고 목에 걸렸나 살펴보고.
너무 오래 식사를 하면 양이 많았나, 너무 짧게 식사를 하면 양이 적었나 궁리에 빠지고.
그 외에도 과일을 너무 많이 주는 걸까, 물 양이 적절한 걸까. 왜 중간에 노는 걸까.
손가락은 왜 빨고 앞치마는 왜 먹는 걸까.
정말 끝이 없다.
다행히 아기는 잘 먹어주고 있는 편이고 먹어주면 뭐가 됐든 잘하고 있는 거라고 나를 토닥여보지만 아무래도 하루에 3번이나 고민에 빠지다 보니 하루 종일 아기 식사에 대한 생각만 하고 있는 느낌이다.
주말에는 장보기와 재료손질을 하느라 오히려 평일보다도 바쁠 때도 많다.
언제쯤 이런 고민의 굴레에서 빠질 수가 있을까.
요리는 좋아하는 편인데 언제쯤 다시 즐거워질까.
적어도 어른과 똑같은 식사를 하게 될 때까지는 마냥 즐겁지는 않을 것 같다.
한 사람의 삶(성장)의 중심을 내가 잡고 있다는 부담감이 있기 때문이다.
내일도 모레도.
나는 고민하고 걱정하고, 검색하고.
만들고 치우고 바쁠 예정이다.
...... 그래도.
꼭 건강을 지키고 싶은, 꼭 잘 성장하기를 바라는 사람이 있음에 감사함을 느낀다면.
딸기가 보이자 눈을 반짝이며 기뻐하는 아기를 볼 수 있다면.
그냥 지금은 지배당한 체로 즐겨보려 한다.
오늘의 너에게
아무리 즐겨보려 해도 설거지는 못 즐길 것 같아. 나중에 좀 도와줬으면 좋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