껌딱지

오늘의 너에게 #7

by Illy

육아에는 아이에 성장에 따라 고비가 있는 것 같다.

그 고비들은 의학적으로 증명된 것도 있고, 수많은 경험자들이 겪어서 유명해진(?) 것도 있다.


가령 이앓이, 뒤집기 지옥, 잠퇴행, 서기 지옥 등등.

원윅 같은 말도 육아를 하면서 많이 눈에 들어왔다. 일단 부모들은 지옥을 많이 맛봐야 되는 것 같다.



거의 다 아기가 더 불편해하고 또 부모들을 지치게 만드는 것들이며 우리 아기도 늦게 뒤집는 바람에 역(逆) 뒤집기 지옥(많이 뒤집어서가 아니라 잠을 자면서 뒤집고 싶은데 뒤집지 못해 잠에서 많이 깨고 울었다)에 빠지곤 했다.



그리고 현재 진행형으로 우리 아기가 겪고 있는 것.

나도 휘말리고 있는 것.

'엄마 껌딱지'다.



이름만 들으면 귀엽지만 실체는 엄마를 많이 난감하게 만든다.


우리 아기의 경우에는 이렇다.

일단 엄마가 옆에 있어야만 혼자 논다(그건 혼자 논다고 하는 걸까?)

발이나 팔이 내 몸 어딘가와 닿아있어야 한다.

거울이 달린 장난감으로는 거울을 활용해서 엄마가 뒤에 잘 있는지를 확인한다.


잠깐 화장실을 가려고 하면 고속 배밀이로 따라오고, 주방에서 식사 준비를 하려고 하면 안전문 앞에 와서 울거나 어쩔 수 없이 안전을 확보한 상태에서 안전문 안쪽으로 들어오게 하면 엄마 다리를 잡고 서려고 한다.



그렇다고 떨어져 있기를 바랄 수도 없다.

아기가 내 곁에 없는 상태여도 뭔가 문제가 있다는 것이다.


혼자 어딘가에서 조용히 있다면 무언가를 입에 놓으려고 하고 있거나 아기가 안 만졌으면 하는 것들을 만지고 있는 경우가 많다.


물론 아기 손에 닿지 않게 정리는 해놓지만 아기도 학습을 하는지 열심히 울타리 속으로 손을 뻗어 어떤 날 갑자기 새 기저귀 잡기에 성공하기도 한다.



늘 조마조마하다.

이렇게 하루 종일 조마조마한 상태로 보내본 건 처음인 것 같다.



그래서 정말 계속 아기를 보고 있다.

안전을 위해 남편이 구매한 헬멧도 이제는 알아서 벗기 때문에 아기가 위태롭게 서려고 할 때에는 가까이로 다가가기도 한다.


...... 아기 껌딱지의 완성이다.


아기는 행복하겠지 싶다.

나는...... 나도 행복하다. 힘듦과 행복은 공존 가능하니.



참고로 일본어로는 '아토오이'라 한다.

엄마 뒤를 쫓아간다는 뜻인데 나는 껌딱지라는 말이 좀 더 적합하다고 느껴지고 더 마음에 들기도 한다.


서로 붙어 있으려고. 붙어 있어야 하는.

힘들지만 아마 끝나면 섭섭함을 느낄 것 같은.

그런 고비다.



오늘의 너에게

다치지 말자. 제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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