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자가 들려주는 단단한 마음의 기술 11
우리는 종종 ‘쓸모 있음’과 ‘쓸모없음’을 기준으로 세상을 바라봅니다. 좋은 대학, 높은 연봉, 성공적인 경력. 이런 것들은 사회에서 ‘쓸모 있는 사람’이 되기 위한 필수 요소로 여겨집니다. 반대로, 명확한 성과를 내지 못하는 사람들은 ‘쓸모없는 존재’로 취급되곤 합니다. 하지만 과연 ‘쓸모없음’이 정말로 나쁜 것일까요?
어느 날 한 목수와 그의 제자가 길을 가다 거대한 나무를 발견하였습니다. 그 나무는 엄청난 크기로 하늘을 가릴 정도였고, 많은 사람들이 그 웅장함을 구경하며 감탄하였습니다. 하지만 목수는 그 나무를 단 한 번도 거들떠보지 않았습니다. 제자가 궁금해서 이유를 묻자, 목수는 이렇게 대답하였습니다.
“저것은 아무짝에도 쓸모없는 나무다. 배를 만들면 가라앉고, 관을 만들면 쉽게 썩어버린다. 기둥으로 써도 벌레가 갉아먹고, 문짝을 만들어도 뒤틀려버릴 것이다. 그래서 지금까지 살아남은 것이다.”
우리는 흔히 ‘유용한 것’이 더 오래 살아남는다고 생각합니다. 하지만 때때로 반대의 경우도 존재합니다. 쓸모가 없다고 여겨진 것이 오히려 더 오래 남아 생존하는 경우도 있습니다.
목수는 나무를 재목으로 쓰지 못한다는 이유로 무가치하다고 판단하였지만, 그 나무는 오히려 그 덕분에 살아남을 수 있었습니다. 과일나무처럼 쓸모가 많았더라면 벌써 사람들이 가지를 잘라내고, 열매를 따며, 결국에는 뿌리째 뽑아버렸을 것입니다. 하지만 이 나무는 ‘아무도 필요로 하지 않는 나무’였기에 누구의 손길도 닿지 않았고, 덕분에 수백 년을 살아남을 수 있었습니다.
그렇다면, 우리는 ‘쓸모없음’을 어떻게 바라봐야 할까요?
직장에서도 마찬가지입니다. 어떤 사람들은 빠르게 출세하고, 중요한 프로젝트를 맡고, 눈에 띄는 성과를 내며 인정받습니다. 반대로, 어떤 사람들은 조용히 맡은 일을 하며, 특별한 성과 없이 평범하게 지냅니다. 하지만 시간이 지나면, 가장 오래 남아 조직을 지탱하는 사람들은 종종 후자일 때가 많습니다. 눈에 띄지 않고, 화려하지 않고, ‘쓸모없는’ 것처럼 보이던 사람들이 결국에는 조직을 지탱하는 근간이 되는 경우가 많습니다.
‘쓸모없음’이 반드시 나쁜 것은 아닙니다. 때로는 그것이 우리를 보호해 주는 역할을 하기도 합니다. 너무 앞서 나가려 하지 않고, 필요 이상으로 자기 가치를 증명하려 하지 않으며, 있는 그대로의 자신을 받아들이는 것이 때로는 더 지혜로운 선택이 될 수 있습니다.
그 나무는 목수에게 이렇게 말하였습니다.
“나는 오랫동안 쓸모없는 나무가 되기를 원했다. 그래야 오래 살아남을 수 있었기 때문이다. 그런데 당신이 감히 내 가치를 논하다니, 과연 누가 진정으로 어리석은가?”
우리는 종종 사회가 정해놓은 기준에 따라 쓸모를 판단합니다. 하지만 인생에서 진정한 가치는 반드시 ‘쓸모 있음’ 에만 있는 것이 아닙니다. 때로는 ‘쓸모없음’이야말로 가장 현명한 선택일 수 있습니다.
당신은 지금 ‘쓸모 있음’이라는 이름 아래, 자신을 지나치게 소모하고 있지는 않은가? 혹은 ‘쓸모없음’이라는 이유로 스스로를 과소평가하고 있지는 않은가? 중요한 것은, 사회가 정한 가치 기준이 아니라, 당신이 스스로를 어떻게 바라보느냐입니다. 당신이 선택한 길이 어떤 길이든, 그것이 당신을 지켜주고 있다면, 그것이 가장 쓸모 있는 길일지도 모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