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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오현진 Oct 12. 2024

화이트 나잇(Wihte Night)-최종회

[단편소설]

#11. 연인


카페가 쉬는 휴무일에 여린과 은성은 새로  장만한 자가용 차를 타고 오랜만에 돔베낭길로 향했다.

둘은 돔베낭길을 산책하며 모처럼 여유 있는 휴식의 시간을 보낸다. 곰솔나무 숲길을 지날 때 한 노인이

곰솔그루터기에 앉아 쉬고 있었다. 바람막이 점퍼를 입고 벙거지 모자를 쓴 평범한 옷차림이었지만 눈처럼

새하얀 머리카락과 가슴께를 덮는 길고 흰 수염에 이마가 넓은 노인의 얼굴을 보고 여린은 대번에 그가

수성노인임을 알아보았다. 노인은 여린과 은성을 바라보고는 고개를 끄덕이며 흐뭇한 미소를 지었다.  

여린은 잠시 가던 길을 멈추고 노인에게 인사를 건넸다.


     "삼춘, 펜안수과?" ("어르신, 편안히 잘 지내셨어요?")


그러자, 노인은 인자한 미소를 머금고 대답했다.


     "어, 기여.. 조캐도 펜안해신가? 이젠 얼굴 좋아져신게..허허~"

     ("어, 그래.. 조카도 잘 지냈는가? 이젠 얼굴 좋아 보이네.. 허허~")


     "예, 덕분에 안히 잘 지냄수다. 삼춘, 놀당갑서. 가쿠다양.."

     ("예, 덕분에 잘 지내고 있어요. 어르신, 쉬다 가세요. 갈요.)"


여린은 노인에 감사의 마음을 담아 목례를 하고 나서 다시 발걸음을 옮겼다.


    "저 삼춘, 아는 분이셔?"


은성이 여린에게 물었다.


    "응, 아주 잘 알지. 내겐 정말 고마운 삼춘이셔."


여린은 수성노인을 돌아봤다가 다시 은성을 보며 속으로 이렇게 덧붙였다.


    '나의 진정한 카노푸스,  당신을 만나게 해 준 분이니까.'


수성노인은 여전히 곰솔 그루터기 위에 앉은 채 하얀 수염을 손으로 매만지며 두 젊은 연인의 멀어지는

뒷모습을 내내 흐뭇하게 웃음 띤 얼굴로 바라보았다.


서로를 바라보며 다정한 미소를 짓는 두 사람.  

세상에서 가장 아름다운 길을 다정하게 도란도란 얘기를 나누며 걸어가고 있는

두 젊은 연인의 머리 위로 눈부신 햇살이 쏟아지고 있었다.


                                                                                                                      -끝-





처음 완성한 소설이 아쉬움이 있어 다시 재정비하여 브런치 북으로

발간하게 되었습니다.

여전히 미흡한 점이 다소 있지만 용기 내어 발간한 저의 첫 브런치 북입니다.

그저 재밌게 부담 없이 읽어주시면 감사하겠습니다

 

    부족한 글 읽어주셔서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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