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거운 몸을 겨우 일으켜 거실로 나가는
한걸음 한 걸음마다 머리가 울리며 두통을 유발했다.
"아빠, 아빠, 아빠"
"응? 왜?"
머리가 지끈거려 눈을 질끈 감으며 힘겹게 대답했다.
'나 좀 봐줘. 내가 한 것 좀 봐봐, 이거 멋지다고 말해줘.'
'아빠'라는 단어를 부르는 아이의 목소리에는
많은 의미가 담겨있었다.
한 번, 두 번 대답했음에도 '아빠'라는 부름에
또 다른 의미가 계속해서 더해지고 또 더해졌다.
"아, 왜~~"
두통 때문에 힘들어서였을까, 순간 감정이 폭발했다.
아이는 아이대로 서러워서 울고, 나는 나대로 머리가 복잡해졌다.
'아.. 감정 컨트롤이 안됐다.'
그제야 내 컨디션이 평상시와 다르게 좋지 않다는 것을 깨달았다.
감정이 쉬이 수그러들지 않기에 좋은 말이 나오지 않을 것 같아 방에 다시 들어가 누웠다.
"아바."
태어난 아이가 처음 '아빠'라고 불렀을 때의 감동은 어느새 추억이 되었고,
마치 수없이 반복되는 물방울이 바위에 구멍을 내듯,
수년간 쉴 새 없이 반복되어 온 '아빠'라는 부름이 내 귀를 아프게 만들었을까?
그럴 리 없다.
아이가 부르는 '아빠'라는 단어는 사실 부탁이 아니었다.
그저 표현이었다.
'아빠, 사랑해.'
'아빠, 좋아해.'
'아빠, 이거 같이 하자.'
'아빠, 나 잘했어?'
'아빠, 아빠, 아빠.'
'아빠'라는 단어는 아이의 입을 빠져나와 소리가 된 그 순간부터
지금까지 단 한 번도 사랑이 아닌 적이 없었다.
잦은 사랑의 표현을 소중하게 받아들이지 않고, 지겨워했던 나의 마음이 문제였다.
아침에 일어나서, 그리고 잠에 들기 전, '사랑해'라고 말해주는 것도 중요하지만,
아이가 하루에 수없이 전해주는 '아빠'라는 '사랑의 표현'을
기쁜 마음으로 받아주는 것이 더 중요하지 않을까.
이런 뉘우침으로 주말 내내 후회를 했다.
그리고 출근하는 길, 아이와 함께 탄 엘리베이터에서 고백했다.
"OO야, 어제 아빠가 화내서 미안했어."
아이는 1층에서 내려 뒤돌아보면서 환하게 웃었고, 손으로 하트를 내비쳤다.
그 하트 손가락 끝에는 '아빠'라고 쓰여있는 듯했다.
>> 한 줄 코멘트. 세상에 사랑의 개수는 아이가 부르는 '엄마', '아빠'의 횟수만큼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