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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블링 Jun 07. 2024

운동만으로 유지할 수 있을까?

사람의 욕심은 끝이 없고, 이게 끝이 아니란 걸 알았을 땐

달리다 보니 10킬로, 하프(21킬로)를 달리고 있었다. 재미있게 달리다 운이 좋아 시상대에도 올라가는 경험을 하게 되었다. 그렇다 보니 달리는 친구들이 풀(42.195킬로)을 권유했다.  


42.195킬로.

운동양이 많아지면 마음대로 먹어도 살이 찌지 않겠구나. ‘그래! 예전 몸도 돼찾았고 하니 먹으면서 운동하자!’


그렇다. 세상엔 맛있는 음식이 너무 많다.

죽기 전까지 내가 맛보지 못한 맛이 없게 해 주세요.

달리기를 하면서 다 먹을 거야.



42.195킬로 마라톤을 준비했다.

새벽 일찍 일어나서 12~15킬로씩 달리고 아침 점심 저녁 먹고 싶은 대로 먹기 시작했다. 풀을 준비했기 때문에 주말에는 30킬로 이상의 달리기를 해야 했다. 30킬로 이상 달리기 시작하니 다이어트로 안 먹었던 막걸리와 맥주를 마시기 시작했다. 그래도 살은 찌지 않았다. 더 빠지지도 않고 더 찌지도 않았다.


이렇게 먹어도 살이 찌지 않다니

너무 좋았다.


하지만 그것도 하루 이틀.

운동을 하면 상쾌하기보단 지쳐갔다.

운동양이 많았다.

먹고 싶은걸 다 먹을 수 있는 기쁨이 있었는데

매일 반복되는 고강도 운동 강도의 피로는 쌓일수록

먹는 기쁨으로 해소되지 않았다.

지쳐있는 몸으로 주 2회 웨이트트레이닝까지 소화하려니 피폐해지는 듯했다.


신기한 건 아무리 많이 먹고 술을 먹어도 몸무게가 유지되었던 거다. 대신 매일 운동양을 15킬로 정도 달려야 했다. 그렇게 세 달가량 먹부림을 하면서 풀을 준비하며 달렸다.



마라톤을 달린 후에는 일주일정도 몸에 휴식을 줘야 했다. 일주일 아무것도 안 하는 날이 생기니 행복했다.

이제야 운동을 놓을 수 있었다.

휴식이란 이유로 걷고, 30분 조깅으로 몸을 달래줬다. 먹는 건 하던 식습관이 있어서 그대로 먹었더니

5일 만에 5킬로가 불어났다.


분명 5일 전에 50킬로였는데

5일 만에 55킬로가 되어버렸다.

너무 당황스러웠다!



그간 내가 운동한 건 다 어디로 간 거야?

이것이 바로 요요인가,

나 다시 다이어트해야 하는 거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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