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이노 Jun 28. 2023

이후의 사랑


  어제의 일들을 품은 빗줄기

  굴참나무를 펼쳐 가지 위에 앉는다


  어디로 향하는 마음이었냐는 가지의 질문


  방울져 내리는 일은 항상

  부서지고 마르는 속도에 

  몸을 맡기는 일이야  


  허공의 몸에 젖어보면 습한 낙하를 경험할 수 있지


  그건 젖은 눈동자를 바라보듯 

  무너지는 가슴으로 젖는 것


  낙엽 틈새로 두려움을 숨기고

  암흑 속에서 이끼는 가장 치열하고


  나를 키운 습기가 결국 눈물이었구나

  이끼처럼 번지는 마음도 그대로 둔다

이전 12화 쓸모의 사랑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