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화. 10m만 당겨봐요

[단편소설 연재] < 불편한 진실 > 유정 이숙한

by 유정 이숙한

현우가 카톡편지로 말했다.


- 사랑은 삶의 원동력이 될 수 있어요. 하연 씨,

사랑한다고 말해봐요!

- 현우 씨를 만나면 내가 더 좋아하게 될까 봐

그게 더 두려워요.

- 앞으로 저만 사랑하세요. 10m만 당겨 봐요.


- 이성으로 사랑하란 말인가요? 우린 한 번도

만난 적이 없는데? 한 번 만나면 운명의 파트너인지

영혼의 파트너인지 느낌이 올 거 같은데..


- 만날 거라고 희망 고문만 시키고 영영 만나지

못하면 어쩌지요? 난 당신의 주인이고 싶어요, 당신의

비워진 거 같은 마음과 부족한 부분을 채워줄 것 같은

막연한 희망 따뜻한 마음. 자상한 엄마, 나만 사랑해 줄

것 같은 여인이라 사랑합니다. 전 누굴 좋아하면 오직

그 사람밖에 모릅니다.


- 한 번도 만난 적 없는데 어떻게 절 사랑하세요?

하지만 듣기 좋네요.


- 하루만 살다 간다면 당신하고 살다 갈 겁니다,

필요한 순간에 나타났으니 저를 당신의 도구로 쓰세요.

작은 욕심도 부릴 줄 알아야 매력이 있는 겁니다.

당신은 분명 매력 덩어리 일 겁니다. 믿고 있어요.

깜깜한 내 인생에 복 덩어리다! 로또다!


깔깔 대며 농담을 주고받던 하연은 눈물샘이 폭발했다.

하연이 울고 있으니 가슴이 터질 것 같은 현우다.

하연이 외로움에 떨고 있다고 생각하니 가슴이 미어진다.

현우는 달려가서 안아줄 수 없는 거리다.


하연은 외로움에 떨고 있다. 18금 성에 관한 감성을

이야기하며 장난치던 것이 미안해졌다.

말하지 않아도 그녀의 생활을 읽고 있는 현우다.


외딴섬 소용돌이에서 표류하는 조각배 같은 하연


- 당신이 그리워서 우울해진 거 같아, 손을 뻗어도

닿지 않는 곳에 있는 것 같아 슬퍼서 울었어. 오지 않을

사람을 막연히 기다리다 지친 거 같아.


- 많이 외롭구나! 내 가슴이 저려오네…


- 말로는 괜찮은 척하지만 그게 아닌 가 봐. 당신을

만나면 엄청 울 거 같아, 사랑받는다는 것이 행복인 줄

미처 몰랐어. 사랑과 눈물은 한통속이었나 봐!


- 내가 염장만 지르는 건가? 그리움이 습관이

되어가는 것 같아.


- 내가 더 당신을 사랑하고 있었나 봐…!


- 이제 내가 당신에게 외로움의 친구가 되게 내버려 두지

않을 거야. 그리움은 누구도 대신할 수 없어, 진실한

사랑만이 치료가 가능한 거야.


- 맞아. 당신이 그리워! 사랑받고 살다 혼자 지내려니

무기력해지고 마음이 허약해져서 실실 대게 되나 봐.


-마음이 짠하네, 웃고 있어도 웃는 게 아니거든.

공허한 마음 사랑으로 채워 줄게, 옆에 없어도 카톡

편지로 위안이 되길 바라!


-고마워! 손을 뻗어도 닿지 않는 곳에 있는 사람.

마음은 같이 있지만. 먼 곳에 있는 사람. 코로나19

때문에 방콕하고 있어 우울해진 거 같아.


한참을 울던 하연이 울음을 그치더니 말했다.


- 길고 긴 밤 혼자라는 것이 쓸쓸하거든. 외로움과

친해지려고 노력 중인데, 그때 당신이 나타난 거야.

기댈 대가 생긴 거지. 그림을 그리고 글을 쓰고 음악을

들어도 채워지지 않는 게 사람의 그림자야.


- 가능하면 햇볕을 많이 쏘이고 푸른 나무를 많이 보기 청함.


- 맞아. 둘레 길을 걸으며 나무와 바람과 구름, 자연과

이야기를 나누는 걸 좋아하고 여행과 추억 만들기

좋아하는데 갇혀 있으니 우울해진 거 같아.



현우는 하연을 만나고 싶지만 주머니가 달랑거리니

만나지 못하고 애간장만 태운다.

하연의 현우가 일하고 있는 회사가 궁금했다.

그를 만나 확인하고 싶었다.


하연은 선거일이라 직장에서 하루 쉰다.

하연이 서울에 올라가겠다고 했다.

현우는 하연의 말에 적이 놀랐다.


주식을 하다 쪽박 나서 아내와 마주치지 않고

유령으로 살고 있는데 그의 세세한 사정을

하연이 알리가 만무했다.


- 아내랑 졸혼한 거예요?

- 네, 각방 쓰고 졸혼한 지 2년 넘었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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